[법적공방] 석화업계 덮친 ‘가격 짬짜미’ 칼날…검찰, LG화학·한화솔루션 등 7곳 압수수색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6 10:54:20
PVC·가성소다·가소제 동시 겨냥…가격·물량·판매조건 '짬짜미' 여부 수사
단일 품목 넘어 석화 영업구조 전반 정조준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검찰이 PVC(폴리염화비닐)·가성소다·가소제 등 석유화학제품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 7곳 기업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의 핵심은 이들 업체가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은 물론 생산·공급 물량, 거래처별 판매조건까지 경쟁사와 공유하거나 조율했는지 여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사진=챗GPT4]

 

이번 수사는 특정 제품 하나가 아닌 여러 석유화학 품목을 동시에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원료 수급 불안을 틈타 업체들이 가격과 공급 조건을 조정했는지가 확인될 경우 개별 품목 담합을 넘어 석유화학업계의 거래 관행과 가격 결정 구조 전반이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사는 장기 불황과 원가 상승 압박을 받아온 석유화학업계가 수익성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간 가격·물량 정보가 어디까지 오갔는지를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러 품목과 다수 기업이 동시에 수사선상에 오른 만큼 실무진 차원의 정보 교환을 넘어 경영진 보고·승인 여부와 계열사별 내부 통제 체계까지 조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 5일 오전부터 한화솔루션·LG화학·애경케미칼·OCI·롯데정밀화학·PKC·유니드 등 7개 기업과 관련자 수십 명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 대상 품목은 PVC와 가성소다, 가소제 등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제 정세 불안으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흔들린 상황에서 이들 업체들이 이를 가격 인상의 명분으로 활용해 제품 가격이나 공급 조건을 담합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담합이 실제 시장가격 상승과 물가 부담으로 이어졌는지도 주요 규명 대상이다.

 

그동안 담합 수사가 설탕이나 밀가루 등 단일 품목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서로 연관된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겨냥한 것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원료 구매부터 생산량 조절, 제품별 가격 책정, 거래처 공급 조건으로 이어지는 석유화학산업의 영업 구조가 광범위하게 검증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민생물가를 흔드는 담합 행위에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밝힌 점도 수사 강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담합을 공정한 경쟁과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엄정한 대응을 주문해왔다.

 

이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앞으로는 담합이나 비정상 거래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은 아예 꿈도 꿀 수 없게 눈을 부릅뜨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경쟁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다”며 “공정하고 신뢰받는 시장은 정상적인 사회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수사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구체적인 혐의와 압수물 분석이 확인되지 않은 단계에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경쟁사 간 가격 정보 공유나 공급량 조정 정황이 드러날 경우 과징금과 형사처벌뿐 아니라 거래처 신뢰 훼손, 주주 책임론 등 경영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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