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케미칼②] 트럼프의 귀환, 희망이 될까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1-23 13:41:58
정유마진율 악화ㆍ중국발 공급과잉이 위기 불러
이란 석유 우회수출 봉쇄시, 중국 경쟁력 하락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침체에 빠진 롯데케미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패권을 강화하고 중국 석유화학 산업의 성장을 억제하는 정책 기조를 편다면 롯데케미칼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편집자주]

 

[위기의 롯데케미칼①] 중국 공세, 악영향 어디까지
[위기의 롯데케미칼②] 트럼프의 귀환, 희망이 될까


23일 재계 및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중국 석유화학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중국은 롯데케미칼의 주요 고객에서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며,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왔다. 게다가 2017년 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이 적정 유가 회복을 명목으로 감산합의를 하면서 정유마진율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실적은 2018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고, 2022년부터는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석유 생산량을 늘리고 에너지 패권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롯데케미칼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내각에서 에너지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이다. 라이트 장관은 석유가스 개발을 옹호하는가 하면 기후 위기에는 회의적 견해를 자주 피력한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색깔을 가장 잘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에 매달리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회의론이지만, 실제는 ‘에너지 패권을 통한 세계 공급망 재편성’과 이로인한 ‘미국인’ 고용창출이란 전략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올해도 하루 평균 1320만 배럴을 넘기면서 7년 연속 석유 공급량 1위가 확실시 되고 있다. 심지어 생산량이 사우디 대비 47%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유럽으로의 수출도 늘었다. 유럽은 전쟁 전 러시아 원유 도입 비중이 50%를 넘었다. 전행 후 유럽은 러시아산 석유의 수입을 2022년 2분기 16%에서 2023년 2분기 3%로 줄였고, 같은 기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11%에서 13%로 늘렸다.

그 결과 미국은 더 많은 LNG선박선과 조선소 그리고 근로자들이 필요해졌다. 더불어 미국에서 유럽까지 운송비용을 절감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트럼프가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을 탐내는 것에는 이 같은 셈법도 깔려있는 셈이다.

미국의 폭발적인 원유 생산량 증가는 당연히 공급과잉으로 이어지고, 저유가로 이어진다. 미국에너지정보청은 지난 2013년 미국이 채굴하는 셰일가스 영향을 반영해 115달러로 추정했다. 그러나 사우디를 비롯한 기존 원유 생산 국가들이 속도를 조절하고 있음에도 현재 유가는 70~80달러 대로 떨어졌다. 이 효과로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에 직결되는 정제마진 가격이 지난해 11월부터 5달러 위로 반등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원유의 원가 하락으로 자연스레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iM증권은 "트럼프 집권 2기로 예상되는 가장 분명한 변화는 유가와 가스 가격 하락인데, 이는 NCC 원가 부담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며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2024년보다 개선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 불안정한 국내 정세로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아직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이 석유생산량을 늘리는 또 다른 이유에는 중국과 이란 견제라는 목적도 있다. 이란은 강도 높은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분기 석유 수출량은 6년 만에 최고치인 358억달러(약 48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미국은 중국이 이란 석유의 최대 구매자로 보고 있다. 중국은 하루 약 150만 배럴에 달하는 이란의 석유 수출 중 80%를 차지한다.

이를 통해 중국은 이란산 석유 구매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아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첫 9개월간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할인된 가격으로 기록적인 양을 사들였으며, 이를 통해 약 100억달러(약 13조 6200억원)를 절약할 수 있었다.

이란은 당시 배럴당 5달러~13달러(배럴당 90달러 기준)까지 할인한 가격에 판매했다고 알려졌다. 중국도 세계적인 석유매장국이지만, 중국의 석유는 품질이 낮고 대기 오염의 주원인으로 인식된다. 중국은 품질 좋은 이란산 석유를 대량으로 구매하여 막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기반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 셰일 혁명을 통해 석유 생산량을 늘리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는 호재로 작용하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게 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글로벌 정세 변화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석유 생산 증가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라는 변수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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