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자진신고로 기소 면제…HD현대오일뱅크 측 "사실관계 적극 소명"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미국·이란 전쟁 직후 유가를 담합해 인상한 혐의로 기소된 HD현대오일뱅크 재판에 SK에너지 임직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인 ‘리니언시’를 통해 담합 혐의로 기소되지 않은 인물들이다. 향후 법정 진술이 HD현대오일뱅크 측의 유·무죄 공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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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22일 HD현대오일뱅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 4사와 관련 임직원의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24일 SK에너지 임직원 A씨, 같은 달 26일 같은 회사인 B씨를 각각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사이에 실제로 가격 인상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가 SK에너지와 2024년 7월부터 주유소에 공지하는 공급가격인 ‘입금가’ 정보를 공유하다가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 가격을 일시에 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본다.
검찰이 산정한 담합 규모는 약 14조2000억원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S-OIL)까지 유사한 시기에 가격을 올린 효과를 포함하면 시장에 미친 영향이 약 26조원에 달한다는 것이 검찰 측 판단이다.
검찰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장 C씨가 과거 SK에너지 가격정보 담당자로 활동했고, 지난해 8월 부서 책임자가 된 이후 가격 인상 합의를 주도했다고 본다.
검찰은 C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배경에 SK에너지 관계자들에 대한 회유 우려(진술 바꾸기)가 포함됐다며, SK 측 임직원부터 신속히 증인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HD현대오일뱅크 측 변호인은 회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SK에너지 직원들이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 리니언시를 신청한 만큼 기존 진술을 번복하면 과징금 감면 혜택이 취소될 수 있고, 서로 소속 회사도 달라 회유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다.
리니언시는 담합에 참여한 기업이나 임직원이 관련 사실을 먼저 자진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할 경우 과징금이나 형사처벌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이번 사건에서는 SK에너지 담당 직원들이 리니언시를 적용받아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으며 SK에너지 법인도 담합 혐의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에 앞서 오는 11월19일 변호인 측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하기로 했다.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제시하는 입금가의 의미와 가격 결정 구조 등 사건의 기본 쟁점을 먼저 정리하기 위해서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HD현대오일뱅크 법인과 가격결정부서 직원 2명을 기소했다.
다만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공정거래법상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가격 담합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정유 4사는 자영주유소와 전량구매계약을 맺고 사후정산제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정유사들은 지난달 첫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향후 재판 절차에서 사건의 본질에 집중해 사실관계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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