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막히자 롯데케미칼 여수공장도 멈췄다…석화업계 '비상 감산 모드'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7 17:03:25
LG화학 이어 가동 중단…중동 리스크에 공급망 '직격탄'
정부 수출 제한 카드까지 꺼냈지만…"탈중동 없인 위기 반복"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G화학에 이어 롯데케미칼도 중동발 원료 수급 충격에 대응 차원에서 잇따라 생산 조정에 나서서 업계 전반에 ‘나프타 비상 체제’가 가동되는 모양새다. 

 

전쟁 장기화로 플라스틱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흔들리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선제적 감산과 정기보수 일정 조정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있는 것이다. 정부도 수출 제한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꺼내 들며 공급망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사진=롯데케미칼]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공장 전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해 정기 보수에 돌입했다. 당초 4월 중순으로 예정된 보수 일정을 약 3주 앞당긴 것으로 최근 심화된 나프타 수급 불안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회사 측은 “정기보수 기간 동안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보수 종료 이후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라며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은 연간 에틸렌 123만 톤, 프로필렌 130만 톤 생산 능력을 갖춘 핵심 설비로 가동 중단은 단기적으로 공급 축소와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LG화학 역시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해 대응에 나섰다. 

 

나프타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일부 생산라인만 유지하는 방식으로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생산 차질’이 아닌, 원료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관리형 감산 전략’으로 평가한다.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내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생산의 핵심 원료로 국내 기업들은 상당 부분을 중동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물류 차질과 가격 급등이 동시에 발생했고, 이는 곧바로 생산 차질 압력으로 이어졌다.

 

정부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시장 개입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나프타 수출 제한 및 수급 안정 조치’를 시행해 국내에서 생산된 나프타의 해외 반출을 전면 제한했다. 

 

이와 동시에 정유사와 석유화학사로부터 생산·재고·사용 현황을 매일 보고받는 등 수급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정유사와 석화사의 주간 반출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경우 이를 매점매석으로 간주해 판매 및 재고 조정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 시 정유사에 생산 확대를 지시하거나 특정 석화사에 우선 공급하도록 하는 등 강도 높은 ‘수급 조정 권한’도 발동할 수 있다.

 

국내 나프타 생산량 중 약 11%가 수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단기적인 공급 공백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행정 명령은 향후 5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며, 위반 시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두고 단기적으로는 공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원료 수입 구조 다변화와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하다"며 "중동 의존도가 높은 현재 구조에서는 유사한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으며, 탈중동 소싱 확대와 장기 계약 등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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