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12조’ 반도체 레버리지 광풍에 칼 빼든 당국 "현금 3000만원 없으면 못 산다"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6 18:11:16
16일 경제부총리 주재 회의서 보완방안 확정…과열 경쟁 완화 및 투자자 보호 착수
기본예탁금 현금 3000만원으로 대폭 상향·대용증권 미인정…해외상장 상품도 동일 적용
LP 괴리율 의무 2% 강화, 광고 금지, 사전교육 3시간 확대…과열된 반도체 투기 심리 차단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열풍을 일으키며 시장 과열 및 변동성을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에 대해 규제 강화에 나섰다. 

 

시장 안정화 시점까지 관련 상품의 신규 상장과 광고를 즉시 중단하고,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인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크게 높이는 등 강력한 수위의 보완책이 추진된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관은 16일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원정 투자를 방지하고 규율 체계 내에서 보호하기 위해 지난 5월 27일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AI 투자 열풍과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해당 상품으로 시중 자금이 지나치게 쏠리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금융당국 집계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4조 4000억원에서 지난 7월 15일 기준 11조 9000억원으로 두 달이 채 안 돼 약 2.7배 증가했다.
 

일일 거래대금 역시 13조원에 육박하는 등 과열 양상이 심화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2%까지 치솟고, 주요 반도체 종목의 연율화 변동성이 100%를 넘어서면서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자 당국이 제동을 건 것이다.
 

우선 당국은 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인버스 및 커버드콜을 포함한 모든 단일종목 관련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아울러 이미 상장되어 거래 중인 종목에 대해서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이벤트성 마케팅 및 광고를 즉시 전면 금지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투기적 수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개인일반투자자에 대한 진입 요건도 대폭 깐깐해진다.
 

우선 개인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신규 거래하거나 추가 매수할 때 설정해야 하는 기본예탁금 기준이 기존 1000만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으로 대폭 상향돼 오는 8월 5일경부터 시행된다.
 

예탁금 인정 자산의 범위도 대폭 축소된다. 기존에는 보유 주식이나 채권 등 대용증권 시가의 70%를 예탁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으나, 오는 8월 19일경부터는 오직 '현금' 3000만원만을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한다.
 

또한 거래 경험에 따른 예탁금 감면 혜택도 없어진다. 종전에는 증권사별로 거래 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의 거래 경험을 고려해 예탁금 요건을 완화해 줬으나, 앞으로는 이러한 완화 규정이 전면 제한돼 항상 3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유지해야 한다.
 

이 같은 강화 조치는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투기 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해외 거래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울러 기초주식 대비 지나치게 낮게 설정되어 있던 거래 단가를 현실화하기 위해 오는 11월부터는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매매수량 단위를 현행 1좌에서 20좌(잠정)로 크게 확대할 예정이다.


상품의 실제 가치와 시장 가격 간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 관리 체계도 촘촘해진다.
 

증권사(LP)의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이 현행 3%에서 2%로 강화되고, 고의나 중과실로 이를 위반할 경우 한국거래소가 신규 종목의 LP 업무를 제한할 수 있게 된다.
 

운용사에 대해서도 적정 괴리율 위반 시 신규 ETF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또한, 괴리율이 급등할 때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도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단축해 신속 대응에 나선다.
 

투자자 교육 및 위험 안내도 대폭 강화된다. 신규 투자를 위한 교육 이수 시간이 기존 2시간(기본 1시간+심화 1시간)에서 3시간(심화 1시간 추가)으로 확대된다. 중간평가에서 60점 미달 시 해당 챕터를 재학습해야 하는 평가 의무화 조치는 7월 중 즉시 시행된다. 

 

손실률이나 중장기 보유 시 발생하는 위험(음의 복리효과 등)을 증권사 MTS 푸시 알림으로 주기적으로 고지하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업권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는 즉시 시행하고, 규정 개정과 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과제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차질 없이 적용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여 가라앉지 않을 경우 단계적인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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