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인사이트 '보일링 포인트' 1부 '가상과 현실이 역전된 세계'...소셜미디어 '좋아요'시스템과 '가짜뉴스'봇맨(botman)의 탄생

유지훈 / 기사승인 : 2020-01-02 21:48:18

[메가경제 유지훈 기자] 1982년에 제작된 리들리 스콧 감독, 해리슨 포드 주연의 ‘블레이드 러너’는 핵전쟁 이후의 혼돈한 세상에서 복제 인간의 반란으로 무질서에 휩싸인 2019년을 그렸다.


1989년에 만들어진 KBS 애니메이션 ‘2020 우주의 원더키디’에서 인류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 자원 고갈, 극심해지는 환경오염 등으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우주에 파견한 독수리호가 실종되자, 선장의 13세 소년 아이캔이 아버지를 찾기 위해 수색대 최연소 대원으로 우주의 한 혹성으로 먼 여행을 떠난다.


2019년 개봉한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터’는 1991년 영화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 이후 28년만에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자로 복귀한 작품이었다. 린다 해밀턴과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이 영화는 심판의 날 시간대도 1997년에서 2020년 이후로 바뀌었다.



[사진= KBS 1TV '다큐인사이트' 제공]
[사진= KBS 1TV '다큐인사이트' 제공]


이들 영화 속에서 그렸던 2020년이 눈앞에 다왔다. 우리가 상상해온 2020년은 과연 어떤 해였을까? 지금 우리들은 영화 속 상상을 현실로 끌어내는데 얼마나 성공했을까?


KBS 1TV ‘다큐인사이트’는 2020년 신년기획으로 ‘보일링 포인트’ 3부작을 마련, 2일 밤 10시에 1부 ‘역전된 세계’를 방송한다. 이후 9일에 제2부 ‘비인간 지능이 던지는 질문’, 16일에 ‘새로운 신이 열 다음 10년’이 안방을 찾는다.


‘보일링 포인트(boiling poing)’는 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져 끓기 시작하는 ‘끓는점’으로 ‘비등점(沸騰點)’이라고도 한다.


이번 ‘다큐인사이트’ 신년기획 3부작에서의 ‘보일링 포인트’는 소셜미디어의 확산, 인공지능(AI)의 획기적인 도약 등으로 인해 세계가 ‘가상’의 세계로 엄청난 속도로 끓어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 세계의 보일링 포인트가 도래하면서 세계는 가치의 대혼란 속에 정치 갈등과 증오가 교차하는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번 신년기획 3부작에서는 지난 10년간 벌어진 전대미문의 대변동을 기술사회의 관점에서 읽어내 현실을 엄청난 속도로 빨아들이는 '가상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예고됐다. 가상은 소셜미디어(SNS)와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세상이다.


이날 1부 ‘역전된 세계’에서는 ‘가상과 현실이 역전된 시대’를 조명한다.



[사진= KBS 1TV '다큐인사이트' 제공]
[사진= KBS 1TV '다큐인사이트' 제공]


우선 지난 10년 간의 기술의 진보를 되돌아 본다.


‘보일링 포인트’의 시발점은 지난 2010년이었다. 이후 인류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10년을 경험했다.


2010년은 아이폰4가 처음으로 출시됐고, 전화·문자·메신저를 전부 대체한 카카오톡이 나온 해였다. 우리의 일상을 업로드하는 인스타그램과 승차공유서비스인 우버가 등장한 해이기도 하다.


그 후 10년 동안, 5억 명에 그쳤던 페이스북의 가입자 수는 이제 기독교 인구를 추월했고, 인공지능 ‘알파고’와 ‘한돌’은 이세돌을 이겼다. 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실물의 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단지 10년 간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우리의 생활 방식은 너무나 크게 바뀌었다. 과거의 기술 변혁은 삶을 발전시키는 데에 그쳤다면, 지금 ‘가상’의 기술은 인류가 오래도록 유지했던 사고방식 근본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온갖 현실 세계가 가상으로 업로드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전 세계가 스튜디오화 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 KBS 1TV '다큐인사이트' 제공]
[사진= KBS 1TV '다큐인사이트' 제공]


이제 사진은 단순히 나의 기억을 보관하는 매개체가 아니다. 나 자신보다 더 나다운 무언가가 되어 버렸다.


이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위해 여행하고 집을 수리한다. 함께 있던 사람들과 즐거웠던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사진을 올리면서 받게될 ‘좋아요’나 관심이 우선시 되고 있다.


셀카를 찍기 위해 부엌과 조명 등 집수리를 한다. 이제는 내가 아닌 SNS의 나에게 맞추는 시대가 됐다. 현실의 아름다움보다 사진상의 아름다움을 위해 얼굴마저 바꾸는 것이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닌 시대가 됐다. 모두 소셜미디어의 ‘좋아요’ 시스템 때문이다.


이날 ‘다큐인사이트’ 1부 ‘역전된 세계’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좋아요’가 가져온 사회적, 문화적 변화의 실체를 재해석한다.


온라인에서 ‘진짜 나’를 찾고, ‘좋아요’의 개수가 새로운 계급이 되는 시대다. ‘좋아요’를 얻기 위해 모두가 각자도생하는 시대다. 과연 SNS ‘좋아요’ 시스템에는 어떤 마력이 있는 걸까?


정치의 공론장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현실의 여론을 지배하는 가상 여론의 힘과 위험성도 들여다본다.


미얀마 로힝야족의 대량 학살 사태의 발단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짜 뉴스였다. 결과적으로 1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학살당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2017년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가짜 뉴스와 관련된 계정들을 정지시켰다.



[사진= KBS 1TV '다큐인사이트' 제공]
[사진= KBS 1TV '다큐인사이트' 제공]


같은 해 영국에서는 총선과 관련된 글을 올렸던 트위터 계정들에 대한 연구도 행했다.


동일한 해시태그를 걸고 하루에 50개 이상의 글을 올리는 계정들은 인터넷상에서 자동화된 작업을 실행하는 응용 소프트웨어, 즉 ‘봇(BOT)’일 거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조사 결과 그들은 실제 열성 지지자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봇(BOT)처럼 반복적으로 글을 올렸으며 이들의 글은 6월 조기 총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상에서 더이상 봇과 사람을 구별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봇맨(botman)'의 탄생이다.


이제 가짜 뉴스는 검증되지 않은 채 게시되고, ‘봇 같은 사람들’과 ‘사람 같은 봇’들은 그 뉴스를 쉴 새 없이 퍼나르고 있다. 신념이 곧 진실이 되는 시대가 돼 버렸다.


이제 가상은 거울처럼 현실을 비추는 차원을 넘어 현실에 위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가상과 현실이 역전된 시대’다.


일자리의 자동화보다 경계해야 할 의식의 자동화도 시작됐다. SNS 속의 나를 위해 현실을 바꾸고, 인터넷에서 본 글은 제대로 된 근거 없이도 진실처럼 여긴다. 현실이 본질이고 가상은 그림자라는 도식 자체가 뒤바뀌고 있다.


1부 ‘역전된 세계’에서는 가상 세계가 현실을 교란시키고 있는 현상을 가상화 혁명의 관점에서 이해해 본다.


이번 ‘다큐인사이트’의 신년기획 ‘보일링 포인트’는 지난 10년 기술의 대변혁이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2020년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향후 10년’ 바뀔 미래를 알 수 있는 징후는 무엇인지 ‘빅 퀘스천’을 던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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