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SK증권 '마유크림' 손배소 파기...배상액은 감소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7 14:33:16
투자제안서 정보 누락·위험요인 미고지 지적
다올저축은행 손해 산정 방식은 원심 파기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마유크림 제조사 투자를 권유하는 과정에서 출자자에게 핵심 위험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아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대법원은 원심(항소심)의 손해액 산정 방식에는 오류가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다올저축은행이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지난달 16일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사건의 발단은 2015년 두 회사가 화장품 제조사 ‘비앤비코리아’에 투자하기 위해 사모펀드(PEF)를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비앤비코리아는 마유크림을 클레어스코리아에 공급하고 있었으며,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는 예비 투자자들에게 “비앤비코리아가 마유크림 오디엠(ODM) 업체이며 클레어스와 안정적인 계약관계를 유지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긴 투자제안서와 재무실사보고서를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올저축은행은 20억원을 출자해 펀드 지분 2.3%를 취득했다.

 

그러나 투자 직후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클레어스가 자체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비앤비코리아와의 거래 규모가 빠르게 줄었고, 사드(THAAD) 배치로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며 매출이 떨어졌다. 다올저축은행은 비앤비코리아가 실상 오이엠(OEM) 업체임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주요 고객사의 이탈 가능성도 고지하지 않아 손실이 발생했다며 출자금 20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달랐다. 재판부는 클레어스의 공장 설립 계획이 기사까지 나온 상황에서 두 회사가 이를 면밀히 조사하지 않았고,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투자액 20억원 중 절반인 1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두 회사의 정보 조사·제공 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비앤비코리아 관련 정보의 진위, 수익구조, 위험 요인 등을 합리적으로 조사한 뒤 올바르게 다올저축은행에 전달하지 않았다”며 “투자 대상에 관한 중요한 정보 제공 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손해액 산정 부분에서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은 펀드와 SPC의 순자산 가치가 0원으로 평가됐다는 이유로 회수 가능 금액이 없다고 봤으나, 대법원은 손해액은 투자금 전액이 아니라 ‘미회수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사모펀드 청산 절차 진행 상황과 비앤비코리아 주식 가치 등을 종합해 회수 가능한 금액이 있는지 심리했어야 한다”며 “손해 발생 시점과 손해액을 다시 판단하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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