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설상가상' 또 불난 벤츠 전기차, 소비자 불신 확산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3 16:39:24
수원시 권선구 지하주차장서 'EQA250' 화재 발생
중국서 리콜된 동일 모델…벤츠코리아, 알고도 방치했나?

[메가경제=정호 기자]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5일, 또다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재발한 사고다. 잇따른 화재 소식에 '전기차 캐즘(Chasm)'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벤츠의 위기가 이번 수원시 권선구 화재로 더욱 짙어지고 있다. 불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250'에서 발생했으며, 인근 차량 2대가 일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 수원시 권선구 전기차 화재 현장.[사진=연합뉴스]

 

이번 수원 화재 차량인 EQA250에는 국내 SK온이 제작한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과 국산을 가리지 않고 잇따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에서도 BMS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천 청라 벤츠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EQE 모델은 미국과 호주 등에서도 리콜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수원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EQA 모델 역시 중국에서 화재 위험이 확인돼 전량 리콜된 사례가 있다. 지난 3월 베이징벤츠는 2021년 5월 1일부터 2023년 10월 31일 사이 출시된 EQA와 BQB 등 총 1만2308대를 리콜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인천 청라 화재 사고와 관련해 국정감사에 소환 요청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는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하며, 전기차 배터리 관련 문제에 대한 집중 질의를 이어갔다.

 

벤츠는 EQE 차종에 중국 배터리업체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글로벌 점유율 10위권 밖 제조사인 파라시스(Farasis) 배터리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는 소비자 불안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기차 운전자로서 무섭다", "앞으로 지하주차장에 전기차를 세우기 힘들 것 같다", "비싼 차를 사고도 화재 걱정을 해야 한다니 아이러니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충전소 접근성과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전기차 소비 둔화 조짐이 포착된다"며 "화재 원인은 과충전이나 셀 손상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신속하고 정확한 초기 대응이 피해 규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사고 조사 과정에서 소방 당국 등과 협조해 정확한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중국에서 판매된 EQA는 국내 판매 차량과 사양이 달라, 해당 리콜은 한국 판매 차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수원 벤츠 화재로 SK온의 배터리 수출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SK온은 최근 중국 지리자동차(Geely)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추진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로 협력 관계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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