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적자에 임원은 횡령"…신풍제약 주주들, 마침내 칼 빼들었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3 10:26:55
"90억 회수금, 우리 돈이다"…3월 주총서 경영진과 전면전 예고
주주들 이사회 참여 요구... 이동훈 전 헬만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 총괄부사장 추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신풍제약 소액주주들이 폭발 직전이다. 3년 연속 수백억 원대 영업손실. 전직 임원의 90억 원대 횡령. 그럼에도 요지부동인 경영진. 결국 주주들이 직접 나섰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공식 주주제안서를 내던진 것이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경영진과 주주 간 정면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소액주주연대(보통주 74만7,149주·지분율 약 1.46% 보유)는 지난 13일 대표이사 앞으로 주주제안서를 공식 제출했다. 요구 사항은 총 5가지. 하나같이 경영진을 정조준한다. 

 

▲ 지난 2021년에 열린 소액주주 시위. 

▲ 보통주 1주당 500원 현금배당 ▲ 100억 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소각 ▲ 집중투표제 부활·IR 의무화 정관 변경 ▲ 주주 추천 사외이사 직접 선임 ▲ 이사 보수한도 18억→9억 원, 반 토막

핵심은 단연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다. 주주연대는 최근 공시된 횡령 회수금 91억 원을 직접 거론했다. "그 돈, 주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이익 배분이 아니라 훼손된 신뢰와 주주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못해 치명적인 한 방이다. 횡령이라는 치부를 주주환원의 논거로 정면에서 들이민 셈이기 때문이다.

◆ 3년간 1,000억 넘게 날렸는데…이사 보수는 18억?

주주들이 이토록 격앙된 데는 이유가 있다. 신풍제약의 최근 3년 성적표는 참담하다. 2022년 -340억 원, 2023년 -473억 원, 2024년 -204억 원. 3년 누적 영업손실만 1,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코로나19 치료제 기대주로 떠올랐던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가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실적 반등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 보수한도는 연간 18억 원. 주주연대가 "실적에 걸맞게 절반으로 깎아라"고 요구하고 나선 건 어쩌면 예고된 수순이었다. 사외이사에 대해서도 "이사회 감시는 뒷전이었다"며 보수 삭감을 들이밀었다. 책임을 묻겠다는 신호탄이다.

이번 주주제안에서 가장 도발적인 대목은 지배구조 개편 요구다. 주주연대는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을 사실상 차단해온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정관 제34조의3항) 삭제를 강하게 요구했다. 해당 조항이 사라지면 소수주주도 이사 후보에 표를 집중시킬 수 있어 이사회 구성 판도가 달라진다. 사실상 "우리 사람을 이사회에 직접 앉히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나아가 분기마다 기업설명회(IR) 개최를 의무화하는 정관 조항 신설도 요구했다. "숨기지 말고 분기마다 다 공개하라"는 압박이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동훈 전 헬만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 총괄부사장을 직접 추천하며 구체적인 인선까지 들고 나왔다.

이제 공은 경영진으로 넘어갔다. 일부 요구를 수용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인가, 아니면 방어막을 치고 표 대결을 감수할 것인가. 시장에서는 어느 쪽을 택하든 3월 주총이 전례 없는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경영권을 둘러싼 프록시 파이트(위임장 대결)로 번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주주연대는 이미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번 주주제안은 주주 권리 회복의 첫걸음이다. 주총에서 주주의 의지가 반드시 표로 드러날 것이다."

주주연대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신풍제약측은 “별도의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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