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후보 첫 TV토론 격돌…50조 ‘해양수도’ vs 300조 ‘산업은행’이 낳은 거버넌스 충돌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3 05:47:43
선거판 기선 제압 나선 첫 맞장 토론
북항 랜드마크 쟁탈전: 1.3조 공공 주도 돔구장 VS 5조 민간 복합리조트의 경제성 딜레마
네거티브 공방 속 신뢰도 검증…‘도덕성 리스크’와 ‘MOU 실효성’ 찌른 창과 방패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12일 부산MBC에서 생중계된 ‘6·3 지방선거 부산광역시장 후보자 토론회’는 유권자들 앞에서 두 후보가 처음으로 직접 맞붙은 공식 무대였다. 향후 선거판의 전체 프레임을 결정지을 첫 번째 분수령이었다.

 

지역 경제 생태계를 통째로 재편할 거대 자본 유치 방안을 놓고 후보들은 첫 토론부터 한 치의 양보 없는 격돌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50조 원 규모의 ‘동남투자공사’ 신설을 필두로 한 자생적 해양수도론으로 기선을 제압하려 했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자산 300조 원 규모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완수를 핵심 방어 논리로 제시하며 맞섰다.

 

 

 

▲ TV토론에 나선 부산시장 후보들. 왼쪽 전재수 후보와 오른쪽 박형준 후보 [사진=전재수 박형준 공식 페이스북 및 캠프 제공]

 

이날 첫 토론은 단순한 공약 나열을 넘어, 천문학적인 국책 자본을 부산으로 끌어오기 위해 중앙정부의 예산 문턱과 국회의 입법 장벽을 누가 더 현실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가를 입증하는 거시적 검증의 장으로 전개됐다.
 

단편적 사실 이면에는 첫 토론부터 주도권을 쥐기 위해 팽팽하게 맞붙은 양측의 책임 공방과 자본 조달에 대한 뚜렷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박형준 후보는 "산업은행은 300조 원을 가진 금융 기관으로 지역 경제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이전이 지연된 것은 다수당의 발목 잡기 때문"이라며, 현직 시장으로서 추진해 온 굵직한 사업들의 연속성을 보장해 줄 것을 호소하며 방어선을 구축했다.
 

반면 전재수 후보는 이재명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 이력을 앞세워 "50조 원 규모의 동남투자공사를 통해 전통 제조업부터 신산업까지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는 산업은행 이전 지연을 현 시정의 정치력 한계로 규정하는 동시에, 정부 부처의 예산 편성과 국회 다수당의 입법망을 모두 동원할 수 있는 자신의 구조적 레버리지가 실제 자본 조달 면에서 더 확실한 실행력을 담보한다는 점을 부각한 전략적 포석이다.
 

북항 재개발 1단계 랜드마크 부지 활용 방안은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의 공간 수익화 철학이 가장 첨예하게 충돌한 쟁점이다. 전 후보는 항만 재개발법 개정을 통한 부산항만공사의 44% 지분 참여를 기반으로 1조 3000억 원 규모의 개폐식 돔구장을 건립, 연중 300일 이상 배후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공공 주도의 안정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북항을 뉴욕 허드슨 야드처럼 개발해야 한다며 5조 원 규모의 글로벌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복합 리조트와 IP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확장적 모델을 고수했다. 박 후보의 구상이 글로벌 자본을 통한 스케일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전 후보의 계획은 공공기관의 확실한 자본 참여를 마중물 삼아 고금리 시대의 민간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점에서 재무적 실현 가능성에 약간의 무게가 더 실리는 양상이다.
 

첫 맞장 토론인 만큼, 기선 제압을 위한 도덕성과 행정 신뢰도 공방 역시 치열하게 전개되며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후보는 전 후보 측의 이른바 ‘까르띠에 시계 수수 의혹’과 측근의 PC 파기 논란 등을 거론하며 초반부터 거센 공격에 나섰으나, 전 후보는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종결된 사안임을 강조하며 이를 선거용 흑색선전으로 일축했다.
 

오히려 전 후보는 박 후보 시정 5년 동안 맺어진 1조 2000억 원 규모의 요즈마 펀드, 해상 부유식 스마트 도시 등 대규모 MOU들이 실제 자본 유치로 온전히 이어지지 못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한 과거 ‘엘시티(LCT) 매각’ 약속 미이행까지 도마 위에 올리며, 상대의 네거티브 공세를 행정 이행 능력과 자본 유치의 실효성 검증이라는 본질적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노련한 방어력을 보였다.
 

결국 이번 첫 부산시장 TV토론은 수십조 원의 자본을 움직여 부산의 거시 경제 체질을 바꿀 최종 설계자가 누구인가를 묻는 실존적 무대였다. 현직 시장의 글로벌 투자 유치망과 시정의 연속성 역시 중요한 자산임이 확인되었으나, 거대 인프라 프로젝트의 특성상 국회의 법안 심의와 정부의 예산 확정이라는 물리적 관문을 신속히 통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구조적 현실을 고려할 때, 중앙 행정부와 거대 여당의 입법 권력을 동시에 조율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한 쪽이 자본 조달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음은 부인키 어렵다. 첫 토론에서 설정된 이 거시적 검증의 프레임이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유권자들의 최종 표심을 흔들 결정적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6·3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두 후보 간의 공식 TV 토론은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2일 부산MBC에서 치러진 첫 토론을 시작으로, 오는 19일에는 KNN 주관 토론회가 열리며, 26일에는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KBS 법정토론회를 통해 막판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정책 검증과 공방이 이어질 예정이다.

/메가경제 박성태 기자(6·3지방선거총괄) pst@meg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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