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효과만 연간 수천억"…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글로벌 메가캐리어 도약 기대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30 09:11:57
운임 격차 축소만으로 연간 최대 5000억원 매출 증가…비용 절감 효과도 상당
중복노선 44개 재편·정비 효율화 시너지…NICE신평 "중장기 사업경쟁력·신용도 개선 기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양사 운임체계 일원화와 중복노선 재편, 운영비용 절감 등을 통해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한항공의 글로벌 노선망과 브랜드 경쟁력에 아시아나항공의 운항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국내 유일의 대형항공사(FSC)를 넘어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인 '메가캐리어'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글로벌 메가캐리어 도약 기대. [사진=AI]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시너지 vs 리스크 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양사 통합이 중장기적으로 대한항공의 시장지위와 사업안정성을 강화하고 수익성과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16일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해 단일 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지난 2024년 12월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지 약 2년 만이다.
이어 내년 3월에는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의 통합도 예정돼 있다.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 부문을 아우르는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국내 항공산업 재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 운임 격차 줄이면 연간 최대 5000억원 추가 매출


합병에 따른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아시아나항공의 운임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강화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평균 실질운임단가(Yield)는 아시아나항공보다 28.4% 높았다. 유럽 노선에서도 24.0%의 격차를 나타냈다.


이는 양사의 브랜드 경쟁력과 판매채널, 고객 구성, 운임관리 역량 등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합병 이후 대한항공의 브랜드와 예약·판매체계, 운임정책이 통합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운임 수준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NICE신용평가는 양사 간 운임 격차가 50% 축소될 경우 미주·유럽 노선에서 연간 약 3300억원, 75% 축소되면 약 5000억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별도의 항공기 증편이나 공급 확대 없이 기존 노선의 운임 경쟁력 강화만으로 상당한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항공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만큼 운임 상승에 따른 추가 매출의 상당 부분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대한항공의 기존 브랜드 경쟁력과 수익관리 역량이 아시아나항공의 운영 노선에 적용되면서 통합법인 전체의 수익성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중복노선 44개 재편…글로벌 환승 경쟁력 강화


노선 운영 효율화 역시 통합 대한항공의 경쟁력을 높일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발 국제선 중복노선은 44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약 70%인 31개가 아시아 지역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돼 있다.


특히 도쿄 나리타와 마닐라, 상하이 등 주요 노선에서는 양사 항공편의 출발시간이 5~30분 차이에 불과한 사례도 확인됐다.


합병 이후 중복 운항시간을 분산하고 장거리 노선과의 연결편을 재배치하면 탑승률과 환승 편의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이 강점을 보유한 미주·유럽 장거리 노선에 아시아나항공의 중·단거리 노선망이 결합되면서 환승 네트워크도 한층 촘촘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이 운영하는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와의 연계 효과도 주목된다.


현재 양사의 JV는 인천~미국 노선을 기반으로 아시아 약 80개 도시와 미주 약 290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향후 아시아나항공 노선이 JV 네트워크에 편입되면 아시아와 미주를 연결하는 환승 수요 확대와 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의 환승 수요 증가도 긍정적이다.


올해 1~8월 인천공항 환승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미·중 직항노선 회복 지연과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따른 환승 수요 유입이 영향을 미쳤다.


인공지능(AI) 관련 고부가 정보기술(IT) 제품의 항공화물 수요 증가도 대한항공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 정비비·금융비용 절감…영업이익 개선 여력 확대


운영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공급단위당 비유류비 부담이 높은 구조다. 특히 일부 엔진 정비 작업을 외부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정비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2025년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정비비는 전체 비용의 11% 이상으로 대한항공의 약 4%를 크게 웃돌았다.


대한항공이 인천 운북지구에 건설 중인 신규 엔진 정비공장이 2027년 완공되면 연간 정비 가능 엔진은 기존 100대에서 360대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외주 정비를 일부 내재화하고 항공기 부품 공동구매와 정비체계 효율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NICE신용평가는 2025년 기준 양사의 비유류 공급단위당 비용 격차가 50% 해소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1500억원, 75% 해소되면 약 2300억원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2026년 상반기 비용구조를 적용하면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각각 약 2600억원과 4000억원으로 확대된다.


항공유와 기내서비스 품목, 정비부품 등의 공동구매를 통한 가격 협상력 강화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융비용 절감 가능성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차입금의 고정금리 상단은 9.0%로 대한항공의 약 6.9%보다 2.1%포인트 높았다.


합병 이후 통합법인의 신용도와 자금조달 협상력이 강화되면 차입금 차환과 신규 차입, 리스계약 갱신 과정에서 금융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 현대화 투자로 중장기 경쟁력 강화


통합 대한항공은 노후 항공기 교체와 기단 현대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통합 항공사의 신규 항공기 주문 잔량은 대한항공의 보잉 항공기 103대 추가 계약분을 포함해 약 260대에 달한다.


신규 항공기 도입은 단기적으로 투자부담을 수반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연료 효율과 정비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보유한 보잉·에어버스 기종의 운항체계를 일원화하고 노후 기재를 순차적으로 교체하면 운용 효율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합병에 따른 일회성 통합비용은 약 9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추산된다.
브랜드 변경과 IT 시스템 전환, 조직 및 인력체계 통합 등에 자금이 투입되지만, NICE신용평가는 통합 초기 비용 부담이 점차 완화되고 운영 효율화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중장기 재무구조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운임 개선과 정비비 절감, 네트워크 효율화 등이 본격화되면 통합 항공사의 현금창출력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 델타항공 성공 사례 주목…대한항공 신용도 개선 기대


해외 대형 항공사들의 합병 사례도 통합 대한항공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미국 델타항공은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과 합병한 이후 노선망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수익성과 현금창출력 개선, 지속적인 차입금 감축을 바탕으로 2016년 투자등급에 진입했다.


2010년 콘티넨탈항공과 합병한 유나이티드항공 역시 통합 과정의 운영 차질과 투자부담을 겪었지만 중장기적으로 사업 경쟁력과 신용도가 개선됐다.


NICE신용평가는 이들 사례를 통해 항공사 합병이 규모 확대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성과 현금흐름 개선으로 연결될 경우 신용도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의 현재 NICE신용평가 장기신용등급은 'A'이며, 등급전망은 '긍정적'이다.
향후 아시아나항공과의 안정적인 통합이 이뤄지고 운임·비용구조 개선 효과가 본격화되면 신용도 개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NICE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이 국내 유일의 FSC로서 시장지위와 산업적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네트워크 확대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경우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이 이번 합병을 계기로 국내 항공산업 재편을 주도하는 동시에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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