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에...유통가, 올해도 '희망퇴직' 칼 빼들어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0 11:13:31
세븐일레븐, 지난해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 받아
롯데칠성음료,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단행
면세업계도 희망퇴직 통해 몸집 줄이기 나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유통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얼어붙은 내수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잇따라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고 내년 전망도 불투명해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롯데그룹 유통계열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희망퇴직을 통해 경영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 유통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얼어붙은 내수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잇따라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고 내년 전망도 불투명해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사진=연합뉴스]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지난달 중순 사내 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 관련 안내사항을 공지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직급별로 조건이 다르다. 사원급은 만 40세 이상이거나 현 직급 8년차 이상, 간부 사원은 만 45세 이상 또는 현 직급 10년차 이상이 대상이다. 퇴직 위로금은 사원급은 기본급 20개월분, 간부 사원은 기본급 24개월분이 지급된다. 공통적으로 취업지원금 1000만원, 대학 자녀 학자금 1000만원(최대 2명) 등이 각각 지원됐다.

 

코리아세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386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0.1% 줄었고, 영업손실은 427억원으로 50억원 개선됐다. 올해 초 코리아세븐은 현금인출기(ATM) 사업부도 매각하며 600억 원 이상 유동성을 확보했다.

 

세븐일레븐은 1988년 법인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롯데칠성음료는 195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사업의 효율화와 지속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1일까지 전 직급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1980년 이전 출생자로, 근속 10년 이상(최초 입사일 기준 2015년 이전 입사자)인 직원이다. 이번 희망퇴직에 강제성은 없다. 직원이 자발적으로 신청한 경우로 한정된다.

 

롯데칠성음료는 근속 연수에 따라 희망퇴직 직원에게 최대 24개월치 급여(기본급+고정수당+상여+변동수당)를 지급할 방침이다. 근속 10~14년 직원에게는 20개월치 급여가, 근속 15년 이상 직원에게는 24개월치 급여가 지급된다. 임금피크제 직원에게는 잔여 근무월수의 40%에 해당하는 급여가 위로금으로 지급된다.

 

롯데웰푸드도 지난 4월 45세 이상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0~15년차 임직원에게는 기준급여 18개월, 15년 이상은 24개월을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면세점, 백화점 등에서 근무하는 판매판촉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뷰티사업부 소속 판매판촉강사직 BA·BC·ES 정규직으로 만 35세 이상, 1990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기본급 20개월치와 추가 지원금을 지급한다.

 

취학 대상 자녀가 있는 경우 중학교 500만원, 고등학교 700만원, 대학교 잔여 학기 내 4학기분 한도의 학자금을 함께 지원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23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자회사 코카콜라음료가 희망퇴직을 받았다. 

 

사측에 따르면 온라인사업이 확대되는 흐름에서 오프라인 부문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면세업계도 희망퇴직 러시가 이어졌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4월 비공개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앗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만 40세 이상이거나 근속 5년 이상으로 즉시 퇴직시 연봉의 1.5배 즉시 지급, 18개월 휴직 후 퇴직시에는 기본급 지급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면세 부문 영업 손실은 757억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손실이 5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면세점도 지난 4월 초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2021년 12월 31일 이전 입사한 부장 이하 전 직원이 대상이며 근속기간 3년 이상 직원에게 성과 연봉액 기준 12개월치를, 5년 이상 직원에게 15개월치를 특별위로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지난 7월, 동대문점을 영업 종료하고 무역센터점은 기존 3개층에서 2개층으로 축소하며 경영효율화에 나섰다.

 

SK스퀘어의 자회사 11번가는 지난 8월말 임직원들에게 정리 해고 통지서를 전달했다. 해고 시기는 이달 30일이다. 11번가는 근로기준법 제24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조항을 정리해고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11번가는 지속적인 영업 손실로 재무 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리 해고의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임직원들은 '기습적 처리'라며 반발에 나섰다.

 

11번가 사내 노조 측은 지난 9월 “모회사인 SK스퀘어의 잘못된 투자와 IPO 실패로 발생한 손실을 자회사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1번가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매달 희망퇴직을 받으며 입사 1년 이상 직원들에게 최대 6개월 치 급여와 커리어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희망퇴직과 함께 특별휴직 제도도 병행했다. 11번가는 지난 2023년 11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도 전 사원을 대상으로 2차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올해의 경우 6월 3차, 7월 4차, 8월 5차까지 지속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된지 오래이고 소비 심리 위축에 비용 효율화를 생각하는 시점"이라며 "희망퇴직도 부진한 업황을 고려한 움직임이라고 풀이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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