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 성과에도, 국내 상황 악화 속 영업손실 '전환'
[메가경제=정호 기자] 취임 2개월을 맞은 정종민 CJ CGV 대표가 실적 악화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0년부터 2023년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영향으로 관람객 감소에 이어 OTT(자체 제작 콘텐츠) 시장과 경쟁이 과열화된 것이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10일 극장가에 따르면 CJ CGV에서는 근속 7년 이상 대리급 본사·현장 근무자 가운데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2021년 2월에 이어 4년 만에 진행된 절차이며 약 80명이 월 기본급 100% 이상의 위로금을 받고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조조정을 두고 동남아시아 영화 시장의 호조와 CJ올리브네트웍스 편입 효과에도 재무 안정화에도 어려움이 계속되는 극장가의 현 상황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
▲ ▲ CGV 내부 모습.[사진=연합뉴스] |
CJ CGV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1조 9579억원, 영업이익 7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조5458억원, 490억원 대비 각각 26.7%, 54.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만 흥행작을 발판으로 전년 대비 89.2%, 13.4% 증가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6월에는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로 편입되며 재무 구조 또한 개선한 바 있다. 2023년 기준 100%였던 부채 비율은 390%까지 낮아졌다.
해외 시장 성장과 그룹사의 지원에도 CJ CGV의 재무 상태 회복에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당기순손실은 174억원으로 전년 123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40.9% 증가했다. 국내 실적 또한 76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하며 전년 대비 188% 감소했다.
국내 업황이 악화된 이유로는 OTT 시장의 성장과 영화관 속 블록버스트급 히트작의 부재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넷플릭스·웨이브·티빙 등 구독형 OTT의 매출 합계는 2023년 1조4407억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049억원과 비교하면 372% 성장했다.
지난해 대규모 흥행작이 저조했던 점도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파묘·범죄도시 4등이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반면 하반기부터 흥행작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CJ CGV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를 기대하기 힘들고 여전히 국내 영화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해 국내 관객 수는 전년 대비 역성장했고, 지난해 국내 실적은 적자로 전환하며 자구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