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메모리값 폭등…스마트폰·PC 가격 줄줄이 오르나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1 11:36:45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 추가로 40% 상승"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며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기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생산에 자원이 집중되며 범용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필수 가전 구매 비용은 물론 통신비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저가형 D램 생산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이로 인해 모바일과 PC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모바일 D램(LPDDR) 가격이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으며,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약 100%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15% 수준에서 최근 20%를 넘어섰다”며 “AI 기능 확대 추세로 메모리 용량을 줄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40% 상승해 완제품 제조 원가가 8~10%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제조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인 2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네트워크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2조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저항을 고려해 일반 모델은 10만원 안팎, 울트라 모델은 15만원 내외에서 인상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 17 프로 모델 가격을 인상했으며, 샤오미와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거나 이를 검토 중이다.

 

PC와 태블릿 시장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델은 최근 비즈니스용 노트북 가격을 최대 30% 인상했고, 에이수스도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노트북 ‘그램’ 16인치 모델 가격을 전년 대비 소폭 인상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노트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제조사들은 원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카메라 부품 단가를 낮추거나 디스플레이 사양을 일부 조정하는 등 비용 절감책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가 이동통신 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말기 출고가 인상 대신 통신사와 유통망에 지급하던 판매장려금을 축소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유통망과 통신사 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거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단말기 구매 비용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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