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투자자, 합병·분할시 자본거래 규제엔 공감대...상법개정엔 이견

정진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12-27 14:00:06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이사의 의무를 회사에 대한 것에서 주주에 대한 것으로 확대하거나 이사의 주주이익 보호의무를 신설하는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대한상의 등 8개 경제단체와 참여연대가 주주보호 의무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 대한상공회의소 [사진=연합뉴스]

 

8개 경제단체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27일 오후 상의회관에서‘밸류업과 주주보호의 주요쟁점과 과제’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김종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비롯, 상법 및 지배구조 분야의 전문가 및 기업 관계자 약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경제계와 투자자 측은 합병가액 산정기준이나 물적분할 후 상장시 기존 모회사 주주에 대한 신주배정 등 실제 문제가 되는 사례에 대한 자본시장법 개정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었으나,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또는 이사의 주주 보호의무 신설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존재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상법 개정은 지배주주 외의 일반주주 보호라는 취지와 달리 자본력을 보유한 해외투기펀드에 악용될 소지가 크고 특히 중견·중소기업은 분쟁 대응에 취약하다”며 “다음 주 법사위 상법 공청회도 예정된 만큼 오늘의 논의가 국회의 합리적인 대안 모색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인 권용수 건국대 교수는 ‘이사 충실의무의 해외 입법례와 주요 논점’을 주제로 강연했다. 권 교수는 “상법상 이사의 의무 대상은 회사지만, 그렇다고 주주이익을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독일·일본도 이사의 의무는 회사에 대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영미법은 합병 등의 경우 제한적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직접 의무를 인정하나 주주에 대한 일반적인 법적 책임을 규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사의 주주에 대한 의무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해 구체적 행동지침과 책임 범위 등이 제시되고 판례가 축적될 때까지 ESG 경영 등 실무관행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법 해석에 대한 기업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주주 보호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현행법상으로도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주주에 대한 직접손해가 발생하면 이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향후 이사의 주주 보호의무는 상법 개정이 아닌 현행법의 해석론과 판례의 발전을 토대로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발표한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주보호를 위한 상법·자본시장법 개정안 검토’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 교수는 우선 "외국에 비해 한국의 주주이익 보호가 미흡하다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이 우리 자본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조직재편 등 회사의 의사결정이 일반 주주 이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법원이나 이사회가 심도 있게 검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주보호 의무를 명문화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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