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뽑는 혈당관리’서 ‘실시간 관리’로…1형 당뇨 환자 삶 바꾸는 CGM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4 16:13:08
5분 간격 혈당 변화 확인…수면 중 저혈당도 조기 파악
체중 감량 목적 사용은 의학적 근거 부족해 주의 필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오는 7월부터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는 ‘췌장장애’가 장애 유형으로 인정되면서 1형 당뇨병 환자의 의료기기 활용과 지원 확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실시간으로 혈당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CGM)가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대표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24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연속혈당측정기는 팔 등 신체 부위에 작은 센서를 부착해 혈당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장치다. 손끝을 찔러 채혈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전용 리더기를 통해 혈당 상태를 볼 수 있고, 혈당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질 경우 알람으로 알려준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사진=서울아산병원]

 

기존 자가혈당측정기가 특정 시점의 수치를 확인하는 방식이라면, 연속혈당측정기는 하루 동안 혈당이 어떻게 오르고 내리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식후 혈당 상승 폭, 운동 후 혈당 변화, 수면 중 저혈당 발생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어 환자 스스로 생활습관과 약물 사용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윤경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혈당의 흐름’을 꼽았다. 단순히 숫자 하나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혈당이 상승 중인지 하락 중인지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정밀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혈액이 아닌 피부 아래 조직액인 간질액의 포도당 농도를 약 5분 간격으로 측정한다. 제품에 따라 한 번 부착하면 최대 14일가량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 혈당 변화보다 5~15분 정도 늦게 반영될 수 있어 저혈당 증상이 있거나 혈당이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는 손끝 채혈을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대표 지표는 ‘목표범위 내 시간’인 TIR(Time in Range)이다. 혈당이 70~180mg/dL 범위 안에 머문 시간의 비율을 뜻한다. TIR이 90%라면 하루 중 90%의 시간 동안 혈당이 적정 범위에 있었다는 의미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은 TIR 70% 이상을 주요 혈당 조절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특히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 혈당 변동 폭이 큰 환자, 저혈당이 반복되는 환자, 저혈당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환자에게 유용하다.

 

수면 중 발생하는 저혈당을 확인해 약물 조절에 반영하거나, 여러 차례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의 인슐린 용량 조절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임신 중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도 의료진 판단에 따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임상 현장에서도 연속혈당측정기는 당화혈색소를 낮추고 저혈당 위험을 줄이며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슐린 투약이 필수적인 1형 당뇨병 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최근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이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혈당이 오르는 음식을 피하면 살이 덜 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비당뇨인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비만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등도 지난해 공동 성명서를 통해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체중 감량 목적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센서 비용이 한 달에 수십만 원까지 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조윤경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 숫자만 보여주는 기기가 아니라 환자가 자신의 혈당 변화를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며 “당뇨병 관리에 있어 혁신적인 장비인 것은 분명하지만, 올바른 대상에게 의료진의 지도 아래 사용될 때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중 관리가 목적이라면 검증되지 않은 기기에 의존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이라며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면 연속혈당측정기가 본인에게 필요한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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