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월간 수주량 세계 1위…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임준혁 / 기사승인 : 2020-08-11 17:00:54
7월 50만CGT, 12척 수주 점유율 74%
누계 수주실적·수주잔량 중국에 뒤져

[메가경제= 임준혁 기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한국 조선업체가 지난 7월 신규 수주한 선박이 전 세계 발주량의 74%를 기록하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1~7월까지 누계 수주량과 수주잔량은 중국에 여전히 뒤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수주 가뭄도 여전해 과거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주 성적표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11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 6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24척 중 한국이 50만CGT·12척을 수주, 전체의 74%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이 14만CGT·8척(21%), 일본 3만CGT·1척(4%) 순으로 신규 선박 수주가 이뤄졌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삼성중공업 제공]

한국의 월간 수주량 1위는 올 들어 처음이다. 하지만 1월부터 7월까지 글로벌 발주 누계는 지난해의 40% 수준에 그치는 등 수주 부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같은 기간(1~7월) 신규 수주량(누계)과 수주잔량(남은 일감)은 중국에 뒤진 2위에 머물렀다.

실제 올해 1~7월 국가별 누계 수주 실적은 중국이 374만CGT(164척, 57%)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68만CGT(49척, 25%)로 2위에 머물렀다. 그 뒤를 일본(68만CGT(43척, 10%))이 뒤따랐다.

선박 신조 발주량의 전세계적 감소 현상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최근 3년간 1~7월 누계 선박 발주량은 2018년 2118만CGT에서 2019년 1573만CGT로 전년동기 대비 26% 감소하더니 올해는 58%나 급감한 661만CGT로 집계됐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발주량이 이처럼 줄어든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선사들의 투자심리 저하와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황산화물 배출규제 시행에 따른 관망세 심화 등을 들었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아프라막스급,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컨테이너운반선 발주량은 소폭 감소했다.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은 가장 경제적인 유조선 선형으로 약 11만5천DWT(재화중량톤수)급이다.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적정 크기인 15만DWT급 선형이다.

17만5천~30만DWT의 초대형 유조선인 VLCC와 벌크선(포장하지 않은 화물, 원재료 등을 싣는 살물선) 및 대형 LNG운반선(14만㎥ 이상) 등의 발주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7월 말 전 세계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6957만CGT로 전월 대비 1% 감소했다. 중국(-2%), 한국(-2%), 일본(-1%) 모두 줄었다.

지난해 7월 말과 비교했을 때 감소 폭은 더욱 커져 일본(-35%), 중국(-11%), 한국(-8%)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2564만CGT(37%), 한국 1914만CGT(28%), 일본 946만CGT(14%)의 일감이 남은 상태다.

한편 7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26포인트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선종별 선가 추이는 LNG선(17만4천㎥),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컨테이너선은 전월과 같지만, VLCC,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조금 내렸다.

올해 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월 잠정 집계에서 1위에 올랐으나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면서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모잠비크와 러시아 등에서 LNG선 대량 발주가 예정돼 있어 한국의 수주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낙관론에 반해 비관적인 전망도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의 경우 중국도 건조 경험이 있다”며 “중국이 가격을 무기로 일반 상선의 신규 수주를 한국으로부터 빼앗은 것처럼 발주 수요가 예정된 LNG선의 신규 수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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