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0원" 뒤엔 점주 눈물…청년피자, 11억 '갑질 청구서' 덜미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5 16:29:00
5100원 자점매입에도 최대 2000만원 위약금…공정위 과징금 1억9700만원
계약해지·물품공급 중단 압박까지…'무료배달' 비용 결국 점주 몫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피자 프랜차이즈 ‘청년피자’ 가맹본부가 소비자 배달비를 0원으로 묶어놓고 그 비용을 사실상 가맹점주에게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본사가 지정하지 않은 물품을 외부에서 샀다는 이유로 수천원대 구매에 수백만~수천만원의 위약금을 물리는 등 과도한 계약 조건도 함께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청년피자 가맹본부 비에스비푸드의 가격구속 행위와 과중한 위약금 부과, 정보공개서 제공 절차 위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계약조항 삭제·수정명령, 과징금 1억9700만원을 부과했다고 5일 밝혔다.

 

▲ [사진=청년피자]

 

◇ ‘무료배달’ 생색은 본사, 비용은 점주

 

비에스비푸드는 2021년 3월부터 가맹계약서에 모든 배달 주문의 배달팁을 0원으로 설정하도록 하는 특약을 넣었다. 이후 기본거리 1.5㎞까지 무료, 100m당 100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일부 바꿨지만 해당 특약은 2025년 1월까지 유지됐다.

 

가맹점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계약 해지나 갱신 거절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증명까지 보내 이행을 압박했다.

 

겉으로는 소비자를 위한 ‘무료배달’ 정책이었지만 실제 부담은 점주에게 돌아갔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일정액의 배달비를 부담하는 일반적인 거래 관행과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가맹점의 매출이나 수익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본사가 ‘매출 증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배달비 부담이 가맹점의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봤다.

 

◇ 5100원 샀는데 위약금 300만원

 

위약금 부과 방식은 더 과도했다. 비에스비푸드는 가맹점이 본사 지정 필수품목을 외부에서 구매하는 자점매입이나 중도 계약해지를 할 경우 위약금을 물도록 계약서에 규정했다.

 

위약금 규모는 2018년 1000만원에서 2020년 2000만원, 2021년 5000만원으로 계속 불어났다.

 

회사는 2021년 7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자점매입 19건을 포함해 총 26건에 11억1000만원의 위약금을 부과했다. 점주가 이를 내지 않으면 물품공급을 중단하거나 추가 특약을 설정하고, 민사소송까지 제기하는 방식으로 납부를 강제했다.

 

실제 자점매입 금액은 건당 5100원에서 11만4000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점주가 납부한 위약금은 300만원에서 2000만원에 달했다. 수천원대 구매를 이유로 많게는 수천만원의 위약금을 매긴 셈이다.

 

공정위는 가맹점의 계약 위반 정도나 본사의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위약금을 과도하게 설정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 가맹희망자 숙려기간도 무시

 

정보공개서 제공 절차 위반도 확인됐다. 비에스비푸드는 가맹희망자 6명에게 정보공개서를 제공한 뒤 법정 숙려기간인 14일이 지나기도 전에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른 14명에게는 정보공개서 제공 확인서의 자필 기재사항 등 필수 항목을 누락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가 가맹본부가 소비자 혜택을 앞세워 가맹점에 비용을 떠넘기는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있더라도 실제 위반 정도와 손해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과도한 금액을 부과하면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와 대등한 지위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불공정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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