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뭐가 좋아?” AI에 물었더니…추천 97.5%가 ‘라면 4사’ 제품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1 16:41:14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생성형 AI 브랜드 경쟁력 압도적
봉지·컵라면 상위 20위 모두 4사 제품…후발주자 존재감 ‘미미’
같은 브랜드도 용기 따라 AI 추천 점수 ‘희비’…제품별 대응 필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생성형 인공지능(AI)이 국내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라면의 대부분이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이른바 ‘라면 4사’ 제품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 년간 축적된 소비자 후기와 조리법, 커뮤니티 콘텐츠 등이 생성형 AI의 답변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통적인 라면 시장 강자와 후발 브랜드 간 AI 경쟁력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에이아이빅스랩은 봉지라면·컵라면·비빔면 등 라면 3개 카테고리 73개 제품을 대상으로 AI 브랜드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점수의 97.5%가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4개 업체 제품에 집중됐다고 11일 밝혔다.

 

▲ [사진=에이아이빅스랩]

 

이번 조사는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클로드 등 주요 생성형 AI 4곳에 동일한 소비자 질문을 반복해 입력하고, 답변 과정에서 브랜드가 등장하는 비율과 언급 점유율, 공식 출처 인용 현황 등을 종합해 100점 척도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73개 제품의 점수를 합산한 총점은 878.5점이었다. 이 가운데 라면 4사 제품이 856.1점을 기록해 전체의 97.5%를 차지했다. 특히 봉지라면과 컵라면에서는 상위 20위가 모두 4사 제품으로 채워졌다. 해당 두 카테고리에서 실제 점수를 얻은 제품 역시 봉지라면 24개, 컵라면 29개로 모두 4사 제품이었다.

 

업체별 사업 구조와 성장 전략의 차이가 생성형 AI의 국내 소비자 대상 답변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농심이 85.1%, 삼양식품이 91.7%인 반면 오뚜기는 28.7% 수준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농심 3조5143억원, 삼양식품 2조3518억원이며 오뚜기의 라면 매출은 약 1조560억원이다. 특히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약 80%를 해외에서 올리는 등 사업 구조가 크게 다르지만,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 답변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뚜렷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라면 4사를 제외하고 점수를 받은 제품은 3개에 불과했다.

 

비빔면 카테고리에서 하림의 ‘더미식 비빔면’이 20.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더미식 메밀비빔면’과 노브랜드 비빔면이 각각 1.3점, 0.4점을 받았다. 더미식 비빔면은 팔도비빔면, 진비빔면, 배홍동에 이어 비빔면 카테고리 4위에 올랐다.

 

반면 하림이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장인라면’은 이번 측정에서 4개 AI 서비스 어디에서도 답변에 등장하지 않았다.

 

제품 형태에 따라 같은 브랜드의 AI 경쟁력이 크게 달라지는 현상도 확인됐다. 봉지라면 카테고리 7위였던 삼양라면은 컵라면에서는 2.9점에 그쳐 28.3점 하락했다. 안성탕면과 너구리도 컵라면에서 각각 27.3점, 21.5점 낮아졌다.

 

반대로 육개장은 봉지라면에서는 4개 AI 모두에게 선택받지 못했지만 컵라면에서는 33.5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참깨라면 역시 봉지라면 12.1점에서 컵라면 24.0점으로 점수가 상승했다.

 

신라면은 봉지와 컵라면 간 점수 차이가 3.9점, 진라면은 7.1점, 불닭볶음면은 4.9점에 그쳐 상대적으로 제품군 간 AI 경쟁력 차이가 크지 않았다.

 

컵라면에서는 AI 서비스별로 선호 제품도 엇갈렸다.

 

챗GPT와 클로드는 신라면컵을 컵라면 분야 1위로 제시한 반면, 제미나이와 퍼플렉시티는 육개장 사발면을 1위로 평가했다. 육개장 사발면은 제미나이에서 50.7점을 기록했지만 클로드에서는 14.3점에 머무르는 등 AI 서비스에 따라서도 브랜드 노출 및 추천 결과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라면은 수십 년간 축적된 조리법과 후기, 커뮤니티 기록 등이 그대로 생성형 AI의 참고 자료가 되는 카테고리”라며 “후발 브랜드는 자료 축적분이 비어 있는 만큼 유통망이나 광고 확보와 별도로 AI가 읽고 인용할 수 있는 정보를 따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는 브랜드를 하나의 덩어리보다 개별 제품 단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표 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해서 같은 이름을 가진 라인 전체가 함께 올라가지는 않는다는 점이 이번 측정에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AIBIX는 에이아이빅스랩이 개발·운영하는 AI 브랜드 경쟁력 지표다. 생성형 AI 답변에서 브랜드가 등장하고 추천·인용되는 정도를 100점 척도로 측정한다. 에이아이빅스랩은 지난 6일 F&B·프랜차이즈 30개 카테고리에 대한 1차 측정 결과를 공개했으며 향후 뷰티·생활가전·자동차, 금융·교육·보험 등으로 측정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AIBIX 점수는 브랜드의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제품 품질 또는 전체 소비자의 선호도를 의미하는 지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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