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분석·자산관리 고도화 및 품질 검증 집중…SKT 플랫폼 접점 확대 공조
고령층·초보자 금융 정보 비대칭 해소 주력…소비자 보호와 신뢰도 강화 초점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복잡하고 난해한 금융 투자 정보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상 속 인공지능(AI) 비서와 대화하듯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통신 및 금융 결합 플랫폼이 본격화된다.
KB증권(대표이사 강진두, 이홍구)은 자체 금융 AI 기술과 투자·자산관리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난 22일 SK텔레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정부 주도 사업인 ‘모두의 AI’ 컨소시엄에 공식 합류해 금융 분야 AI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고 28일 밝혔다.
‘모두의 AI’는 전 국민이 일상에서 AI 기술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 단위 프로젝트다. 주관 사업자인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사용자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생활 밀착형 정보를 획득하고 다양한 공공·민간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대화형 AI 개인비서'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KB증권은 금융상품 및 투자 정보 분석,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상품 판매 프로세스 모니터링 등에 생성형 AI를 선제 적용해 왔으며, 자체 개발한 금융 AI 에이전트 ‘깨비AI’를 운영하며 축적한 금융 특화 머신러닝 노하우를 바탕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양사는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KB증권은 금융 AI 기능의 알고리즘 설계와 고도화, 금융 지식의 정밀도 및 품질 검증을 전담한다. SK텔레콤은 대규모 가입자 기반의 통신 플랫폼 인프라 연계와 사용자 접점 확대를 주도한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시세 조회를 넘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지원’에 방점을 둔다. 고객이 난해한 공시 자료나 투자 설명서를 일일이 찾지 않아도 AI가 개인의 포트폴리오와 눈높이에 맞춰 위험 요인과 자산 현황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에 취약한 고령층과 금융 문해력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들의 정보 격차(디지털 디바이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한다. KB증권은 금융서비스의 본질인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생성형 AI의 고질적 한계로 꼽히는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을 방지하는 품질 검증 프로세스를 대폭 강화하고, 엄격한 고객 정보 보안 및 이용자 선택권을 반영한 서비스 설계를 구현할 계획이다.
국내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DX)은 단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 개선을 넘어, 고객의 일상 영역을 선점하기 위한 '에이전틱 AI(Agentic AI)'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들이 포털과 메신저 장악력을 기반으로 금융 생태계 잠식을 가속화하자, 증권사와 통신사가 전략적 연대를 맺고 독자적인 서비스 방파제를 구축하는 양상이다.
SK텔레콤의 초거대 언어모델(LLM) 및 AI 비서 '에이닷(A.)' 인프라에 KB증권의 정밀 금융 데이터와 리서치 역량이 결합할 경우, 사용자는 별도의 증권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음성이나 텍스트를 통해 은퇴 설계, 절세 전략, 리밸런싱 등 고난도 PB(프라이빗 뱅커)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상에서 실시간으로 제공받게 된다.
통신사의 방대한 행동 데이터와 증권사의 정밀한 금융 자산 데이터가 만나는 지점에서 기존 금융 앱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개인화 포트폴리오' 제안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금융 AI의 대중화 이면에는 엄격한 자본시장법 준수와 소비자 보호라는 제도적 과제가 맞물려 있다. 자본시장법상 비대면 자산관리와 자문 서비스는 미등록 자문 행위 방지, 설명의무 준수, 알고리즘 테스트베드 통과 등 고도의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AI가 잘못된 투자 정보를 제공하거나 고객 성향에 맞지 않는 고위험 상품을 추천할 경우 대규모 금융 분쟁으로 직결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생성형 AI 안전 가이드라인'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테두리 안에서 어떻게 데이터의 투명성을 입증하고 고객의 자산 위험을 통제하느냐가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KB증권 박재만 AI·디지털본부장은 “이번 협약은 증권사 객장과 시스템 안에서 다져온 금융 AI 노하우를 통신 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일상으로 확장하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기능 설계와 정밀한 데이터 품질 검증을 바탕으로 고령층과 초보자도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 비서 서비스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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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증권 사옥사진 [KB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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