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고속철, 실크로드 달렸다"…현대로템, 우즈벡서 첫 해외 상업운행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5-06 08:55:39
국산 고속철 사상 첫 해외 영업운행…'KTX-이음' 기반 차량 실전 투입
타슈켄트~히바 1020km 연결…이동시간 절반 단축, 관광·물류 인프라 개선 기대
600여개 국내 협력사 공급망 경쟁력 입증…K-철도 수출 확대 '교두보' 확보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국산 고속철도 차량이 처음으로 해외 상업운행에 들어가며 한국 철도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현대로템은 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신규 고속철도 차량의 영업운행을 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회사가 공급한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이 우즈베키스탄 핵심 장거리 노선에서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 현대로템 우즈벡 고속철의 모습[사진=현대로템]

 

20여년 간 축적해 온 국내 고속철 기술이 처음 해외 실전 시장에서 검증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이번 운행은 단순 차량 수출을 넘어 국내 600여 개 부품 협력사와 함께 구축한 ‘K-철도 공급망’ 전체가 해외 시장에서 상업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우즈베키스탄 사례가 향후 중동·동유럽·동남아시아 등 신흥 철도 시장 확대의 핵심 레퍼런스(수주 성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번에 투입된 차량은 수도 타슈켄트와 서부 관광도시 히바를 연결하는 약 1020km 길이의 현지 최장 철도 노선에 투입됐다. 

 

히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실크로드 대표 도시로, 최근 관광객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는 지역 중 하나다.

 

현대로템이 공급한 차량은 국내에서 운행 중인 한국형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KTX-이음(EMU-260)’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한국에서 이미 상업운행을 통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한 차량을 현지 환경에 맞게 개량한 것이 특징이다.

 

우즈벡 특유의 고온·건조 기후와 사막성 환경을 고려해 방진 설계와 냉각 성능 등을 강화했다. 장거리 운행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과 승객 편의성을 유지하도록 현지 맞춤형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업계에서는 단순 철도 차량 공급을 넘어 한국형 철도 시스템의 해외 현지화 역량까지 보여준 사례로 평가한다.

 

이번 고속철 개통으로 우즈벡 교통 인프라 개선 효과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존 타슈켄트~히바 구간 이동 시간은 장시간 소요돼 철도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번 투입으로 이동 시간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인 약 7시간 안팎까지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광 수요 확대와 지역 간 이동 효율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히바는 실크로드 핵심 거점 도시로 글로벌 관광객 유입이 늘고 있는 지역인 만큼 고속철 개통이 관광산업 활성화와 지역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속철은 단순 교통수단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산업 구조를 바꾸는 핵심 인프라”라며 “우즈벡 정부 입장에서도 국가 균형발전과 관광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국내 철도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한국형 고속철 개발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와 업계가 장기간 추진해 온 국가 전략사업 중 하나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600여개에 달하는 국내 철도 부품 협력사가 참여했다. 차량 제작부터 부품 공급, 시험, 현지 인도까지 전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이 함께 움직였다는 점에서 ‘K-철도 원팀’ 모델이 실제 해외 시장에서 구현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글로벌 철도 시장에서는 차량 성능뿐 아니라 유지보수 체계와 공급망 안정성, 장기 운영 경험 등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현대로템은 향후 유지보수 지원까지 포함해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우즈벡 사업이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우즈벡은 최근 교통 인프라 현대화를 국가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내 철도 허브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까지 감안하면 향후 철도 투자 확대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앞서 회사는 2024년 우즈벡 철도청(UTY)과 고속차량 공급 계약을 체결해 국산 고속철의 첫 해외 수출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차량은 최고 시속 250km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로 기존 현지 동력집중식 차량 대비 가감속 효율이 높다. 편성 기준 최대 389명의 승객 수송이 가능해 VIP·비즈니스·이코노미 등 3개 좌석 체계를 적용해 이용 목적별 서비스 경쟁력도 강화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즈벡 고속차량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국내 부품 협력사와 함께 유지보수 체계 구축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산 고속차량 수출 거점을 지속 확대해 K-철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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