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전환율 1.5%p 인하…전세→월세 전환 감소 여부 ‘관심’

임준혁 / 기사승인 : 2020-08-19 09:48:40
홍남기 경제부총리 부동산시장 점검 장관회의서 발표
전문가들 “월세 시장 안정에 기여”강제력 부족,이행여부 의문

[메가경제= 임준혁 기자] 정부가 전월세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함에 따라 최근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전세의 월세 전환 추세가 진정될지 주목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9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은 방안을 밝혔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기간 중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전월세전환율로 그 비율을 정해놓고 있다. 

 

▲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 연합뉴스]


현재 전월세전환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현 0.5%)에 시행령으로 정한 이율(3.5%)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정부는 2016년 11월 이 공식을 만들었다.

그 전에는 '기준금리의 4배'였다.

새로운 전환율 2.5%는 이 공식에서 상수인 3.5%를 2.0%로 낮춘 것이다.

정부는 임차인의 전세대출금, 임대인의 투자상품 수익률, 주택담보 대출금리 등 양측의 기회비용 등을 검토한 결과 전월세전환율은 2.5%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6월 기준으로 전세대출 금리는 2.26%,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49%다.

전월세전환율이 내려가면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월세가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예를 들어 5억원짜리 전세에서 집주인이 계약 기간 중 보증금을 3억원으로 낮추고 나머지는 월세로 받겠다고 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전월세전환율을 현 4.0%를 기준으로 하면 2억원에 4.0%를 곱해 나온 800만원에 12를 나눈(2억원X4.0%/12) 66만6천여원이 월세다.

정부가 전월세전환율의 상수 3.5%를 2.0%로 내려 전월세전환율이 2.5%가 된다고 하면 월세는 2억원X2.5%/12, 즉 41만6천여원이 된다. 월세가 25만원이 더 내려가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게 하는 요인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집주인들이 계약 갱신 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기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세입자가 전세의 월세 전환을 거부하면 집주인이 마음대로 월세로 돌리지 못한다.

집주인과 협의 하에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는 이 전월세전환율에 의해 적당한 월세를 산출하는 것이 세입자에게 유리하다.

전월세전환율은 월세를 전세로 바꾸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법에서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만 적용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월세를 전세로 바꿀 때는 '시장 전환율'을 참고해 집주인과 세입자간 협의해 정해야 한다.

시장 전환율이란 시장에서 통용되는 전환율로, 한국감정원이 '전월세전환율'이라는 똑같은 이름으로 매달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월세전환율 인하가 월세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전월세전환율 규정이 강제력이 부족해 시장에서 잘 이행되지 않는 현실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월세전환율을 낮추면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를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도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전환율이 완벽하게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어서 새 지침이 세입자를 안전하게 지켜줄 장치로 작동하게 하려면 적당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전월세전환율은 권고사항인 만큼 집주인들은 이를 안 지켜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임대인 입장에선 세금도 늘어나고 임대기간도 늘어나고 수익도 줄어들어 전월세를 놓을 메리트가 점점 없어지게 된다”며 “결국 임대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세입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월세전환율을 내렸으니 임대인의 과세 기준이 되는 간주임대료율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임대인도 보증금을 운용해 수익을 크게 내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과세의 기준으로 삼는 간주임대료율도 낮추는 식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 부담 증가와 새 임대차 제도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세가 급격히 반전세로 전환되는 분위기 속에 세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에 대한 합리적이고 충분한 논의 과정이 없이 일부 민원이나 집단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식으로 추진된 측면을 보면 아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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