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사외이사 판도 변화…재계 출신, 첫 '관료 추월'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3 10:20:28
이사회 무게 중심 기술·여성 인사 비중 확대
'실무·혁신형'으로 이동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이사회 구성에 대한 지형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추천된 신규 사외이사 명단에서 재계 출신 인사가 처음으로 관료 출신을 앞지르며 기업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기술·경영 전문가와 여성 인사 비중도 동시에 확대되면서 이사회 구성의 무게 중심이 실무형·다양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지난 2월 27일까지 2026년 주총 소집 공고서를 제출한 157개사를 분석한 결과 신규 사외이사 후보 87명 중 학계 출신이 36.7%(32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재계 출신이 31%로 뒤를 이었고, 관료 출신은 25.3%로 집계됐다.

 

특히 재계 출신 비중은 2024년 17.6%에서 2025년 29.5%, 2026년 31.0%로 꾸준히 확대됐다. 

 

반면 관료 출신은 3년 사이 31%에서 25.3%로 5.7%포인트 감소해 처음으로 재계 출신에 역전됐다. 

 

정책·규제 대응 중심의 인선에서 벗어나 산업 이해도와 사업 경험을 갖춘 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그룹별로는 LS그룹이 신규 후보 7명 중 4명을 관료 출신으로 추천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한화그룹은 6명 중 3명, 삼성은 10명 중 4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8명의 신규 추천자 가운데 관료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

 

전문 분야별로는 법률·정책 분야가 25.3%로 가장 많았으나 기술 분야 비중이 20.7%까지 확대된 점이 눈에 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술 이해도를 갖춘 이사회 구성이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영·비즈니스 분야 역시 18.4%로 증가했다. 반면 재무·회계 분야는 8%로 줄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전문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 추천 명단에서 제외됐다.

 

여성 사외이사 확대도 두드러진 변화다. 올해 신규 추천된 여성은 29명으로 전체의 33.3%를 차지했다. 지난해 16.8%와 비교하면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들이 모두 선임될 경우 30대 그룹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비중은 2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과 기관투자가의 다양성 요구가 이사회 구성에 본격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신규 사외이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기술 분야 중심으로 채워진 것은 대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대규모 사외이사 추천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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