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신약 개발 '실마리'…국내 연구진, 젖산 신호경로 규명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1 14:35:37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비만과 당뇨병 환자에서 급증하는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단순한 대사 부산물로 여겨졌던 젖산(lactate)이 간세포에 지방을 축적시키는 핵심 신호전달 과정을 규명하면서 향후 지방간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표적을 제안했다.

 

1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따르면 유지희 내분비내과 교수와 최대희 강원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조은희 내분비내과 교수,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Nguyen Giang 연구팀이 젖산이 GPR81 수용체와 AMPK 신호전달 체계를 통해 간세포 내 지방 축적을 유도하는 분자 기전을 밝혀냈다.

 

▲유지희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와 최대희·조은희 강원대병원 교수. [사진=고려대 안산병원]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만성질환으로 전 세계 성인의 약 25~30%가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만과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 위험이 높고 일부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배양한 간세포에 젖산을 처리한 결과 지방 합성과 지방 흡수에 관여하는 단백질 발현이 증가하면서 세포 내 지방 축적이 늘어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젖산을 인식하는 수용체인 GPR81의 발현도 함께 증가했다.

 

추가 분석에서는 젖산이 GPR81을 통해 세포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효소 AMPK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반대로 AMPK를 활성화하자 젖산으로 증가했던 지방 축적이 감소해, 젖산-GPR81-AMPK 경로가 지방간 형성의 핵심 축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동물실험에서도 재현됐다. 제브라피시에 젖산을 투여하자 간에서 지방 축적이 선택적으로 증가했으며, 고지방·고콜레스테롤 식이로 지방간을 유도한 마우스에서도 간 내 젖산 농도와 GPR81 발현이 모두 높아졌다. 세포 수준에서 확인한 기전이 실제 생체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운동 후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젖산이 아니라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젖산이 지방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기초연구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GPR81이 향후 지방간질환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유지희 교수는 "최근 젖산은 단순한 대사 부산물이 아니라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로 주목받고 있지만 지방간 발생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젖산이 GPR81을 통해 지방간을 유도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당뇨병학회 공식 국제학술지 'Diabetes & Metabolism Jour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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