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저축은행, PF 부실채권 '꼼수' 매각 적발...건전성 착시효과 노려

노규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1 16:27:14
장부보다 매각가 높여 순이익 과다 인식...단기 실적 방어
오하자산운용, 'OEM 펀드' 만들어 저축은행 부실 이연 조력
금감원 "OEM펀드 명백한 위법·부당행위...엄정 조치할 것"
"투자자가 손해 입었다면 형사사건으로 업무상 배임도 가능해"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상상인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PF 정상화펀드를 이용해 '꼼수' 매각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사.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상상인저축은행과 관련 펀드 운용사인 오하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부실 PF 대출채권 수시검사 결과를 내놓았다. 

 

검사 결과 지난해 6월 상상인저축은행은 오하자산운용사가 만든 2개의 저축은행 PF 정상화펀드에 총 1493억원(1차 908억원, 2차 585억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비율은 상상인저축은행의 해당 펀드에 대한 PF 대출채권 매각비율과 일치했다.

 

해당 과정에서 상상인저축은행은 PF 대출채권을 장부가액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했고, 당기순이익이 과다 인식되면서 외부에는 건전성이 양호해진 것처럼 착시효과를 줬다. 실제로 지난 6월말 연체율이 2.6%포인트 하락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여기에 가담한 오하자산운용사도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당 행위에 동조했다고 본다. 

 

오하자산운용사는 저축은행 PF 정상화펀드를 운용하면서 별도 실사절차 없이 대출취급 시점(최대 4년 전)의 감정평가금액을 사용해 산정한 평가 결과를 그대로 적용해 PF 대출채권을 고가에 매입했다.

 

금감원은 오하자산운용사가 이른바 ‘OEM 펀드’를 운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OEM 펀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작하는 제품처럼 투자자가 직접 설계한다. 이는 자격이 없는 업체가 설계하는 만큼 자본시장법에선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메가경제에 오하자산운용사의 위법·부당 행위가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어 업무상 배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전성인 교수는 “현 상황에서 오하자산운용사가 상상인저축은행의 PF 부실채권을 매입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금감원의 평가처럼 실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OEM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위법일 뿐만 아니라 형사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OEM 펀드를 활용해 부실채권 정리를 이연하지 않도록 시장감시를 지속하고, 필요시 추가 검사를 실시하는 등 PF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저축은행 업권의 편법적인 건전성 제고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당 매각이익에 대해서는 유가증권(수익증권) 손상차손 인식 및 장부 재계상 등을 지도했다”며 “오하자산운용사의 펀드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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