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中 반도체 굴기, 美 제재로 주춤…韓 어부지리?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4-24 21:33:36

[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반도체 시장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성장 정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미국이 계속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반사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중국 현지매체인 신쯔쉰과 미국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퀄컴이 중국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화신퉁(HXT) 반도체가 오는 30일 문을 닫는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HXT반도체는 중국 구이저우성 지방 정부와 퀄컴이 2016년 합작해 세운 회사다. 지난해 말 반도체 신제품을 출시한 지 반년도 채 안 돼 갑작스럽게 사업을 접는 것이다.


신쯔쉰은 "또 하나의 중·외(中外) 합자 실패 사례가 나왔다"면서 "합작회사이긴 하지만 중국 반도체의 일부분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 4년간 중국 정부가 반도체 펀드를 조성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한 M&A 가운데 미국의 제재로 무산된 건만 최소 7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먼저 2015년 중국 칭화유니 그룹은 세계 3위 D램 기업인 마이크론을 23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지만,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실패했다. 칭화유니 그룹은 이듬해 2월 미국 샌디스크 인수도 추진했지만 미국 당국에서 이를 정밀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역시 무산됐다.


같은 해 중국 화룬그룹은 미국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페어차일드를, 푸젠그랜드칩인베스트먼트펀드(FGCIF)는 독일 반도체 장비업체 아익스트론을 각각 인수하려 했지만 역시 미국 정부의 제재로 무위에 그쳤다.


2017년에도 중국계 사모펀드 캐넌브리지캐피털파트너스가 미국 반도체 기업 래티스를 인수하려다 실패했고, 지난해 2월에는 중국 유닉캐피탈매니지먼트가 미국 반도체 시험 장비업체 엑세라 인수를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밖에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던 싱가포르 기업 브로드컴이 미국 퀄컴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막아섰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반도체 굴기를 비롯한 '중국 제조 2025' 정책을 '경제침략'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미·중 무역갈등 이후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됐다. 최근 미·중 양국이 무역 정상화를 위해 합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반도체 성장에 계속해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가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려할 대목이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다크호스인 중국이 뒤처지는 것은 한국 기업으로서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기술 확보 시도가 계속해서 무산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상급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은 앞으로도 M&A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술·자본 장벽이 높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업 인수는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기업의 분발도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국가전략 차원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만큼 우리로서는 지금의 호재를 지속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한결
강한결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SK온, LFP 배터리 원가 낮출 신기술 발굴…차세대 기술 경쟁력 강화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SK온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제조 원가를 낮추는 기술을 비롯해 차세대 배터리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14~15일 대전 유성구 미래기술원에서 ‘제2회 미래기술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우리가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이용욱 SK온 사장과 박기수

2

여수 밤바다 수놓은 문화의 항해…‘2026 문화의 달’ 개막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가을밤 여수 밤바다가 공연과 예술의 무대로 변했다. 여수세계섬박람회장에서 ‘2026 문화의 달’ 행사가 개막해 섬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고 지역 예술과 대중음악을 결합한 공연을 선보였다. K팝 콘서트와 불꽃쇼 등 다양한 볼거리를 앞세워 섬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경험을 제공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

3

현대차·기아, AI 기반 스마트 공장 박차…제조 신기술 200여건 공개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생산 방식의 혁신에 나선다. 공장 설비를 가상공간에서 미리 점검하고 AI가 제조 업무를 지원하는 등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는 오는 19~21일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스마트 팩토리 신기술 전시회인 '이포레스트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