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격돌 카운트다운…MBK·영풍과 정면충돌 속 '1조 이익잉여금 카드' 꺼냈다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4 09:30:45
감사위원 분리선출·집행임원제·이사 선임 줄줄이 상정
주주가치 승부처는 3월 24일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이 지난 23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52기 정기주주총회 개최 일정과 안건 등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여러 주주가 제안한 다양한 주총 안건 대부분을 수용했으며 소수주주 보호와 개정 상법에 따른 이사의 충실의무 명문화, 독립이사 구성요건 명확화 등을 통해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주주 소통 강화, 기업가치 향상에 방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은 이사회에서 정기주총을 오는 3월 2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회사 측을 포함해 유미개발과 와이피씨·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MBK파트너스), 크루서블JV 등 주요 주주들의 제안들에 대해 정관과 상법, 자본시장법 등을 토대로 검토한 뒤 정관과 관련 법령에 부합하는 안건 모두를 수용해 정기주총 안건을 결정했다.

 

먼저 유미개발은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으로 확대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앞의 안건이 가결되는 것을 전제로 감사위원 1인 분리 선임의 건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 5인 선임의 건을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개정 상법 시행으로 오는 9월 10일까지 분리선임 감사위원을 2인 이상으로 구성해야 하는 점을 감안한 요구로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 5인을 우선 선임한 뒤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으로 확대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통과되면 감사위원 1인을 분리 선임하자는 제안이다.

 

이에 대해 이사회는 유미개발 주주제안이 정관과 상법, 자본시장법 등에 위배되지 않는 점을 확인하고 모두 정기주총 안건에 상정하기로 했다. 크루서블JV 주주제안도 함께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와이피씨·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임시의장 선임의 건 ▲선임할 이사의 수를 6인으로 정하는 안건 ▲기타비상무이사 2인과 사외이사 3인 등 5인에 대한 이사 선임의 건 ▲임의적립금 3925억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 ▲집행임원제 도입과 액면분할 등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승인의 건을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와이피씨·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주주제안 중에서는 임시의장 선임의 건을 제외한 5건 모두 정기주총 안건에 상정하기로 했다. 임시의장 선임의 건은 고려아연 정관에 배치된다는 게 이사회 판단으로, 고려아연 정관 제22조 제1장에 따르면 주주총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는다. 

 

아울러 이날 이사회는 회사 측이 제안한 내용도 주총 안건으로 확정했다. 

 

고려아연은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불확실성과 업황 부진 속에서 44년 연속 흑자를 포함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 성과를 보고했다. 

 

주요 성과로는 ▲소수주주 보호 관련 정관 명문화의 건을 비롯해 ▲이사회 내 독립이사 구성 요건 명확화 및 독립이사 명칭 변경의 건 ▲이사 충실의무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 ▲주당 2만원 현금배당 승인의 건 ▲임의적립금 9177억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특히 회사 측은 와이피씨·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임의적립금 3925억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주주환원 계획을 안정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9177억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을 제안했다. 

 

2024년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겠다는 약속을 2025년 차질 없이 이행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앞으로도 주주와의 신뢰에 바탕을 둔 기업가치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두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번 이사회에서는 2026년도 지속가능경영 추진 계획 보고와 준법지원인 업무 보고, 자기주식 처분 계획 보고와 안전보건계획 수립의 건에 대한 의결도 이뤄졌다. 

 

고려아연은 지속가능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해 탄소중립 실행력을 강화하고 ISSB 의무공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사적인 ESG경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이중 중대성 평가에 기반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책임광물 기준 강화 ▲생물 다양성 보존 활동 확대 ▲배출권 거래제 대응 ▲내부탄소가격 도입 검토 등 실질적 감축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를 통해 글로벌 공시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친환경 그린 메탈(친환경 금속)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준법지원인 업무 보고에서는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에 대한 정기 및 수시 준법교육을 강화하고, 이에 대한 숙지와 이행 여부 점검 활동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2025년도 안전보건 분야의 경우 계획 대비 97% 이행을 완료했으며, 올해 연계 진행사업을 포함하면 이행률 100%를 달성한 내용도 보고됐다. 이어 중대재해 제로와 함께 산업재해율을 0.2% 이하로 관리하기 위한 중점 추진 과제와 이행 방안도 의결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난해 주주들의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양해각서 체결과 미국 정부와 통합 제련소를 짓기로 하는 등 글로벌 핵심광물 허브로서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영풍·MBK 측 인사들은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 내용을 공시하기 전에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사회 핵심 내용을 외부에 유출하면서 거버넌스와 도덕성 측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고려아연은 비판했다.

 

‘이사 및 감사 등의 비밀준수의무’를 규정한 상법 제382조의4에 따르면 이사는 재임 중뿐만 아니라 퇴임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회사의 영업상 비밀을 누설하면 안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투자 유치, 합작법인(JV) 설립 및 투자 계약,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6개 안건을 심의·의결한 이사회에 참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 등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영업비밀 누설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당시 고소장에는 “임시이사회에서 배포된 비공개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며 “해당 자료에만 포함된 구체적 수치와 조건이 이사회 결의 직후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시이사회에서 배포된 자료는 촬영·복사·외부 유출이 금지된 비공개 자료로 이러한 주의 사항을 이사회 개최 전 이사들에게 명확히 고지했고 회의 종료 후 공시 대상이 아닌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자료 반납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이사들이 자료를 반납했지만, 피고소인 2명은 이를 거부하고 자료를 가지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고려아연은 미국 통합 제련소 투자를 공시한 뒤인 지난해 12월17일부터 회사의 공시, 투자자 관계(IR) 자료 등 공식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구체적 수치와 조건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사들에 언급된 내용은 이사회 배포 자료에만 포함된 정보로 고려아연은 피고소인 2명이 반출한 자료가 외부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려아연은 해당 행위에 대해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시하며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고소장에 “영업비밀이자 경영상 주요 정보를 무단으로 유출, 누설하고 이를 부정 사용해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방해한 중대한 범죄”라며 “혐의를 명백히 밝히고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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