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화물 동반 성장에 통합 시너지까지…통합 앞두고 '훈풍'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6 11:17:35
3분기 매출 5조448억원·영업이익 4212억원…여객·화물 동반 성장
아시아나 통합 앞두고 노선 최적화·리스 구조 개선…연간 3000억원 시너지 추진
보잉 항공기 103대·엔진 구매에 448억달러…인천 MRO 클러스터로 정비 경쟁력 강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대한항공이 실적 성장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대규모 항공기 투자 등을 축으로 글로벌 항공시장 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오는 12월 통합을 앞두고 여객·화물 사업의 수익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노선망 최적화와 비용 효율화, 항공정비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며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고유가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비용 부담 속에서도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여객과 화물 사업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외형을 확대하는 동시에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통한 수익성 개선, 차세대 항공기 도입, 항공정비(MRO) 사업 확대 등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대한항공이 실적 성장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대규모 항공기 투자 등을 축으로 글로벌 항공시장 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오는 12월 통합을 앞두고 여객·화물 사업의 수익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노선망 최적화와 비용 효율화, 항공정비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며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단기적으로는 국제 유가와 환율, 글로벌 항공 수요 변동에 대응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통합 항공사의 노선 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통해 연간 3000억원 수준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대규모 기단 현대화와 국내 정비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글로벌 항공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5조4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4조85억원보다 1조363억원, 약 26%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4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3763억원보다 449억원, 약 1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9297억원으로 전년 동기 919억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회사 측은 3분기 말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증가 폭보다 순이익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난 만큼, 순이익 개선에는 영업활동뿐 아니라 환율 등 영업외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매출은 14조57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1999억원으로 7% 늘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 증가율 사이에 차이가 나타난 것은 고유가 등 비용 부담 속에서 수익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별로는 여객 부문과 화물 부문이 모두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3분기 여객 매출은 2조91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63억원 증가했다. 유류할증료 부담과 원화 약세로 한국발 해외여행 수요는 다소 위축됐지만, 해외발 한국행 수요와 인천공항 환승 수요가 늘면서 이를 상쇄했다.

 

대한항공은 하계 성수기에 맞춰 미주와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했다. 단순히 한국 출발 여행객에 의존하기보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승객과 인천을 경유하는 환승객을 확보해 여객 수익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는 향후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노선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사업 전략이 될 전망이다.

 

화물 부문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3분기 화물 매출은 1조43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56억원 증가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와 반도체 관련 고부가가치 화물의 안정적인 수요가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대한항공은 지역별 항공화물 시장의 수요 변화를 반영해 공급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수익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항공화물은 일반 여객 수요와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뒷받침하는 축으로 평가된다. 특히 AI 서버와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신속하고 안정적인 운송이 중요해 항공운송 수요와 연결된다. 다만 화물 수익성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무역 흐름, 공급 상황 등에 영향을 받는 만큼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

 

대한항공은 4분기에도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연료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객 부문에서는 해외발 한국행과 인천 환승 수요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화물 부문에서는 AI·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요와 전통적인 항공화물 성수기 효과를 활용할 계획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관리 사이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 아시아나 통합으로 연간 3000억원 시너지…노선망 재편 본격화

 

이와 함께 대한항공의 중장기 전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이다. 양사는 합병을 위한 이사회 및 주주총회 결의를 진행하고 채권자 보호 절차 등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운항·객실 인력 교육과 시스템 통합, 조직문화 융합 등 실무 작업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따른 연간 시너지 효과를 약 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익 개선 효과는 2000억원, 비용 절감 효과는 1000억원 수준이다. 양사가 보유한 노선망과 항공기 운영체계를 통합해 여객·화물 수익을 확대하고, 중복 비용과 조달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통합 시너지의 첫 번째 축은 노선 최적화다. 대한항공은 올해 동계 운항 스케줄부터 양사 노선망과 운항 시간대를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중복 운항 시간대를 분산하고 장거리 노선과 단거리 노선을 연계해 환승 연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내년 하계 스케줄부터는 최적화 계획을 대부분 반영하고, 전체 작업은 약 1년에 걸쳐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노선 통합의 핵심은 기존 운항편을 단순히 합치는 데 있지 않다. 대한항공의 미주 장거리 노선과 아시아나항공의 아시아 단거리 노선을 연결하면 승객이 선택할 수 있는 환승 여정이 늘어난다. 양사 항공편이 비슷한 시간대에 집중돼 있던 구간을 조정하고, 장거리 노선 도착 시간과 단거리 노선 출발 시간을 연계하면 인천공항을 통한 환승 수요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홍콩발 미주행 환승 연결편을 사례로 제시했다. 홍콩 출발 항공편 3개와 미주행 항공편 2개를 조합하면 연결 가능한 여정은 6개지만, 각각 6개와 4개로 확대하면 조합이 24개로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이는 실제 운항편 수가 네 배로 증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양사의 노선망을 결합하면서 승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연결 여정이 확대된다는 취지다.

 

환승 네트워크 확대는 이미 대한항공이 추진하고 있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미주발 동남아시아·중국·일본행 환승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애틀랜타와 캐나다 밴쿠버 노선 증편 역시 미주발 아시아행 환승객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통합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단거리 노선이 연결되면 미주와 아시아를 잇는 환승 선택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여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1% 증가한 점도 해외발 수요와 환승 수요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한국발 수요가 다소 위축된 상황에서도 해외발 한국행과 인천공항 환승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 앞으로는 자체 항공기 공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양사가 보유한 노선과 기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두 번째 시너지 축은 비용 절감이다. 대한항공은 연간 약 1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항공기 리스와 조달 구조 개선 등에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사는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거나 금융리스·운용리스 방식으로 확보하는데, 계약 구조와 조달 조건에 따라 장기간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신용도와 조달 여건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리스 및 조달 구조를 개선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항공기 운영체계와 정비·구매 등 관련 업무를 통합해 중복 비용을 줄이는 작업도 시너지의 일부다. 다만 실제 절감 규모는 기존 계약 조건과 전환 비용, 시장금리, 항공기 인도 일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항공기 운영 효율화도 통합 이후 과제다. 대한항공은 내년 도입 항공기 대부분이 기존 기재를 대체하기 위한 물량이며, 별도 기준 순증 규모는 1~2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항공기 보유 대수를 크게 늘리기보다 기존 기재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노선별 공급을 최적화하겠다는 의미다. 통합 이후 기재 운용의 효율성이 높아지면 항공기 투자 부담을 관리하면서 노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보잉 항공기 103대 도입…차세대 기단으로 경쟁력 강화

 

통합 항공사의 중장기 경쟁력을 뒷받침할 기단 현대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에서 발표한 448억달러 규모의 대미 구매 계획과 관련해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103대 도입 계약을 확정했다. 항공기 구매 규모는 362억달러이며,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인터내셔널로부터 예비 엔진을 구매하고 엔진 정비 서비스를 제공받는 계약 규모는 약 86억달러다.

 

도입 기종은 보잉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 777-8F 화물기 8대다. 대한항공은 이와 함께 예비 엔진 21대를 구매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 항공기 28대에 대한 15년간의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도 체결했다.

 

해당 투자는 통합 이후 증가할 수 있는 운송 수요에 대비하는 동시에 글로벌 항공기 공급 지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항공기 제작사의 생산 일정과 인도 지연은 항공사의 노선 확대 및 기재 교체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장기적인 기재 확보 계획을 통해 운항 안정성을 높이고 노선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항공기는 연료 효율과 운영 성능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 효율이 높은 기재의 비중을 확대하면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일부 완화하고, 항공기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장거리 여객기와 화물기를 함께 확보함으로써 여객·화물 사업의 수송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항공기 도입과 함께 국내 항공정비 역량을 확대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영종구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iH), 대한항공은 영종국제도시에 항공정비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투자·입주 협약을 체결했다. 사업 부지는 영종항공일반산업단지 내 5만692㎡ 규모로, 대한항공은 약 1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해당 부지에 연면적 10만1151㎡ 규모의 첨단 엔진·부품 정비 시설과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목표 착공 시점은 2029년 1월, 완공 목표는 2031년 12월이다. 기존 운북동 엔진 테스트셀과 인천국제공항을 연계해 정비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항공기 운항과 정비 간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항공정비는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항공사의 운영 비용과 기재 가동률에 영향을 주는 분야다. 해외 정비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에서 엔진과 부품 정비 역량을 확보하면 정비 일정 관리와 공급망 대응 측면에서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항공정비 산업의 기반을 확대하고 관련 기술과 인력 축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항공정비 클러스터의 실질적인 성과는 시설 구축 이후 정비 물량 확보와 운영 효율성에 달려 있다. 대규모 초기 투자와 장기간의 건설 일정을 고려하면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안전 기준과 조직문화의 통합도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양사 조종사를 대상으로 통합 안전회의를 열고 운항 절차와 훈련 방식의 차이를 점검하고 있다. 통합 항공사의 공통 안전 기준을 정착시키고, 서로 다른 운항 환경에서 형성된 업무 관행을 조율하는 것이 목적이다.

 

양사는 실제 운항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절차상의 차이를 사전에 확인하고 통합된 운항 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인적 오류나 단순 실수를 자진 보고하면 이를 처벌보다 시스템과 근무 환경 개선에 활용하는 공정문화 원칙도 강조하고 있다. 통합 초기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안전 운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뿐 아니라 구성원 간 소통과 조직문화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객과 화물 사업의 성장, 노선 최적화, 항공기 현대화, 정비 인프라 확충은 각각 별개의 사업처럼 보이지만 통합 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노선망이 확대되더라도 항공기 운용과 정비 비용이 함께 증가하면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기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환승 연결성을 높이면 추가적인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수익을 확대할 여지가 생긴다.

 

대한항공의 향후 과제는 외형 성장세를 안정적인 이익 증가로 연결하는 것이다.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고유가와 환율 변동, 국제 정세 불안은 여전히 수익성을 좌우하는 변수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서 예상한 시너지를 실제 실적으로 구현하고 대규모 항공기 투자와 정비 인프라 구축의 효율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안전 체계를 재점검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여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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