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임·박·노' 장관후보 3명 청문보고서 재송부요청...임명수순 밟나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2 12:00:36
문대통령 14일까지 요청...여야 협상이 변수
14일 與지도부와 회동...최종 조율여부 주목
與초선들, 靑에 1명 이상 지명철회 요구...변수될까

문재인 대통령이 야권으로부터 지명철회 요구를 받고 있는 3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자 임명강행 의도로 읽히면서 여야 대치국면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후 국회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청문보고서)를 14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가 당초 시한인 10일까지 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청와대에 보내지 않자 재송부요청을 한 것이다.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왼쪽부터),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각각 국회 해당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인사청문회법은 국회가 시한을 넘길 경우 대통령은 열흘 이내에서 기한을 정해 재송부요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시한까지도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장관을 그대로 임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재송부요청은 두 가지 상반된 해석을 낳고 있다. 사실상 세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등 복잡한 국회 상황이 얽혀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14일까지 논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의미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현재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세 장관 후보자에 대한 거취 문제를 김 총리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과 연계하면서 김 총리 후보자의 인준 절차도 표류중이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10일 문 대통령의 특별연설 후 논평을 통해 “질의 응답 과정에서 나온 부적격 장관 3인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과 인식은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국민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했다”며 “장관 후보자들 모두 능력있고 발탁이유가 있다는 것인데, 결국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나 야당 의견과는 관계없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인사 문제에 있어 공직자 도덕성의 치명적 흠결에 대해서는 눈감는 문 대통령에게 남은 임기 1년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3인의 지명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여야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일부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결단하는 등 돌파구가 마련될 여지도 남아있다는 당 일각의 기대도 있긴 하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틀 후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회동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신임 당 지도부와의 상견례 성격이지만, 청문정국 해법도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처럼 여야 협상이 교착상태를 이어간다면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 최종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그전까지 국민의힘과 협상을 해야 하는 만큼 장관 인사 문제를 그날 다루는 것은 너무 늦다"고 선을 그었다.

만일 여당이 야당과의 협상 뒤 일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문 대통령 역시 이들을 그대로 임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12일 야당이 부적격 판정한 세 장관 후보자 중 최소한 1명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낼 것을 당에 공식 요구하기로 하면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초선모임 '더민초'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소한 1명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강력히 권고할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보고서 채택은 어떤 형태로든 돼야 한다"며 "국민의 요구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한 명 이상의 공간은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리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도 국회 합의 없이 세 명의 후보자를 임명한다면, 현 정부 들어 야당 동의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3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9년 12월 추미애 전 법무장관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때는 이틀,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장관을 임명할 때는 나흘의 시한을 각각 줬다. 하지만 여야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결국 임명을 강행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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