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의 적은 무너진 생체리듬"…전문의가 말하는 숙면의 조건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7 13:09:26
생체시계 '서카디언 리듬' 회복, 건강한 수면 좌우
규칙적 운동·빛 노출 관리로 수면 호르몬 활성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밤마다 잠을 설치는 이유는 잠들기 직전의 습관보다 하루 전체의 생체리듬에 있을 수 있다는 의료진의 조언이 나왔다. 숙면을 위해서는 밤에 일찍 잠드는 노력만큼이나 아침 햇빛과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통해 생체시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17일 경희의료원에 따르면 최근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면의 핵심으로 '서카디언 리듬(Circadian Rhythm)' 관리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사진=경희의료원]

 

서카디언 리듬은 인체가 약 24시간 주기로 수면과 각성, 호르몬 분비 등을 조절하는 생체시계다. 이 리듬이 흐트러지면 불면증뿐 아니라 만성피로와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건강한 수면은 밤이 아니라 아침부터 준비되는 것"이라며 "아침 햇빛과 신체 활동을 통해 생체시계를 동기화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고, 이는 밤에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생성으로 이어져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세로토닌은 기분 조절과 수면 호르몬 생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충분한 햇빛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활성화된다. 특히 자연광은 형광등보다 훨씬 강한 빛 자극을 제공해 생체시계를 정상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일정한 속도의 걷기나 가벼운 유산소 운동 역시 세로토닌 신경계를 활성화해 안정적인 생체리듬 형성에 도움을 준다.

 

반면 밤에는 빛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어두운 환경에서 활발히 분비되는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밝은 조명 등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분비가 억제돼 잠드는 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 화면을 보거나 밝은 조명 아래 머무르는 습관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아침에는 햇빛과 운동으로 생체시계를 깨우고 밤에는 빛 노출을 줄이는 등 하루 전체의 생활 리듬을 관리하는 것이 숙면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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