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약 '콜린알포' 안전성 논란 종지부…신장암 위험 '이상無'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5 14:56:07
국내 첫 장기 추적…종양학적 안전성 검증
예방 효과 미확인…임상 해석 신중론 제시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인지기능 개선 목적으로 널리 처방되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신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은 근거로 나타났다. 다만 장기간 복용해도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종양학적 안전성은 확인됐다.

 

5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박상민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과 신장암 발생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박영준 임상강사, 유지원 서울의대 의과학과 박사과정. [사진=서울대병원]

 

이번 연구는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50세 이상 성인 823만여명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암 진단 이력과 말기신부전 병력 등이 있는 대상자를 제외한 뒤 약물 사용군과 비사용군을 나눠 비교했다.

 

연령과 성별, 소득 수준, 동반질환, 신장 기능 등을 기준으로 성향점수매칭을 시행한 결과 최종 분석 대상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사용군 약 8만2000명과 비사용군 약 41만명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2011년부터 2024년까지 최장 14년간 추적했다.

 

분석 결과 신장암은 비사용군에서 1570건, 사용군에서 280건 발생했다. 관찰 기간과 인원 차이를 보정한 1000인년당 발생률은 각각 0.32건과 0.30건으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흡연과 음주, 비만, 혈압, 혈당, 당뇨병, 고혈압 등 신장암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모두 보정한 뒤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용군의 신장암 위험은 비사용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거나 낮지 않았다.

 

누적 처방 기간을 180일 미만과 이상으로 나눈 분석에서도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암의 잠복기를 고려해 처방 후 일정 기간을 제외한 분석과 연령·성별에 따른 하위집단 분석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알츠하이머병과 인지기능 저하 환자에게 사용되는 콜린성 약제다.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이후 처방이 빠르게 늘었지만 장기적인 암 발생 위험과의 연관성을 직접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달걀 등 음식으로 섭취하는 식이 콜린이 신세포암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약제 형태인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체내 대사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식이 콜린의 효과를 그대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특히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장내 미생물 대사를 통해 트리메틸아민-N-옥사이드 생성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물질은 신장 기능 저하와 일부 질환의 위험요인으로 거론돼 왔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실제 신장암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신장암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근거는 없지만 장기간 처방에 따른 암 발생 우려도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한 후향적 관찰연구인 만큼 약물 복용 순응도와 실제 투여량, 처방 목적 등을 완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국가와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인구자료를 장기간 분석한 결과,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이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거나 낮춘다는 뚜렷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식품으로 섭취하는 콜린에서 제시된 보호 가능성을 약제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널리 처방되는 약물의 장기적인 종양학적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과를 신장암 예방 효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되며, 향후 다양한 인구집단과 처방 조건을 반영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 Epidem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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