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손오공·삼천리, 모빌리티 신사업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2 17:53:57
대내외 환경 악화에 중고차 시장으로 눈 돌리는 기업들
K-중고차 성장세 지속…수출 둔화에도 내수 '효자'

[메가경제=정호 기자] 코오롱·삼천리·손오공이 모빌리티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섬유·도시가스·완구 등 각기 다른 본업을 영위해 온 이들 기업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외형 성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 아래 중고차·딜러 중심 모빌리티 사업에 잇따라 뛰어드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딜러·중고차 사업은 생산·기술 개발 등이 없어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모빌리티 분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코오롱그룹은 모빌리티 부문의 중심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수익성 개선과 내실 강화에 무게를 두고있다. 

 

▲ 코오롱모터스 BMW전시장.[사진=코오롱모터스]

 

코오롱은 지난해 8월 BMW·MINI 공식 딜러 사업과 수입 중고차 플랫폼 '702 코오롱 인증중고차'를 운영하는 코오롱모빌리티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번 편입은 그룹 차원의 현금 창출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수입차 유통업은 현금 회전이 빠른 사업 구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편입 이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연 매출 2조원 이상을 기록해 왔으며, 2025년 3분기도 이에 근접한 누적 매출 1조7544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은 소재 분야에서도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기아에 전기차용 배터리 커버, 수소저장용기 소재 납품을 위해 코오롱스페이스웍스를 출범시키며 복합소재 사업을 일원화했다.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는 식품과 모빌리티로 사업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지도표 성경김'으로 알려진 성경식품을 인수한 데 이어, 해외 브랜드 자동차 딜러 사업도 병행 중이다. 계열사 삼천리모터스를 통해 BMW 딜러를, 삼천리이브이(EV)를 통해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 딜러를 맡고 있다.

 

실적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천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천리모터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3443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 3134억원, 영업이익 46억원 대비 각각 9.9%, 82.6% 증가한 수치다.

 

중고차 사업 강화 전략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천리모터스는 매물에 보증·재매입·금융 서비스를 연계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안산·동탄·안양 등 경기 지역과 청주·천안·세종 등 충청권에서 BMW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천안 매장을 중고차 전시장 'BMW 천안 BPS'로 리뉴얼하며 중고차 경쟁력을 높였다.

 

같은 기간 삼천리이브이는 매출 1042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0.8%, 영업이익은 75.5% 늘었다. BYD에 대한 국내 수요 확대가 실적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소형 SUV '아토3'와 세단 '씰' 출시 효과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올해 실적 성장 가능성 또한 엿볼 수 있다. SUV '씨라이언7'이 지난해 9월 국내 출시 이후 단기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을 바탕으로 BYD의 지난해 국내 누적 판매량은 5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완구기업 손오공은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앞서 손오공은 저출산 영향으로 핵심 소비층인 아동 인구가 감소하자 성인 고객과 신규 유통 채널 확보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모빌리티 사업도 새로운 돌파구로 내다봤다. 손오공은 지난해 경기도 부천 사옥을 매각해 34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해당 자금을 모빌리티 사업 확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대주주인 HK모빌리티의 한영철 대표는 "중고차 유통을 포함한 자동차 전반의 유통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손오공은 현재 모빌리티 사업 전개를 위한 주춧돌을 올리고 있다. 부산 지역 폭스바겐 딜러사 '클라쎼오토'를 인수하고 국내 중고차 복합단지 '서서울모터리움' 위탁 운영에도 나섰다. 서서울모터리움은 대지면적 7470㎡, 연면적 7만1887㎡ 규모의 대형 자동차 유통 단지다. 전시장·정비소·성능검사장 등을 갖춘 복합 허브로 평가받는다.

 

이들 기업의 행보는 본업 성장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현금 창출력이 높은 중고차·딜러 중심 모빌리티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실적 방어와 중장기 외형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고차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중고차 수출액은 84억달러(약 12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46억달러 대비 8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660억달러로 2%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1%에서 12.7%로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미 관세 등 영향으로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내실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성장성이 뚜렷한 사업군 확대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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