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1인가구 사회적 고립 푼다…‘이웃+로그’로 상호돌봄 공동체 구축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7 08:25:49
청년·중장년 1인가구 15회 자조모임…문화·여가 활동 매개로 일상 속 관계망 형성
‘혼자 밥 먹던 이웃’서 명절 음식 나눔 주체로…수혜자 벗어나 지역 기여 모델 진화
사후 위기 개입 탈피한 예방 복지 패러다임…고독사 막는 관계 기반 안전망 확장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혼자 밥을 먹고 고립된 방안에서 일상을 견뎌내던 1인가구 주민들이 문화 활동을 매개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나아가 지역의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돌봄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최동민)는 장안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범섭)과 함께 청년과 중·장년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 운영한 ‘좋은이웃, 동대문구 씽글벙글 사회참여단 이웃+로그’ 사업이 실질적인 관계망 형성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 1인가구 추석활동 [사진=동대문구청 제공]


이번 사업은 위기 상황이 터진 뒤에 개입하는 전통적 복지 방식에서 탈피해, 일상 속에서 자발적인 관계를 맺도록 돕는 예방적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6월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9월 말까지 청년 대상 5회, 중·장년 대상 10회 등 총 15회에 걸쳐 관심사 기반의 소규모 자조모임을 이어왔다.

활동 내용은 참여자들이 직접 제안한 취미와 여가를 중심으로 꾸려졌다. 청년 참여자들은 보드게임, 실내 암벽등반, 볼링, 사격·국궁 체험 등을 함께하며 친밀감을 쌓았다. 중·장년층은 경동시장 골목을 함께 걸으며 제철 식재료를 탐방하고 박물관 전시를 관람했으며, 목공예 도마 제작과 찻잎 블렌딩 등 정서적 안정을 돕는 체험에 참여했다.

형식적인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참여자들 간의 사적 연결고리도 단단해졌다. 지난 8월에는 복지관 담당자의 개입 없이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일정을 맞춰 영화관 나들이를 진행했으며, 길눈이 어두운 이웃을 위해 지하철역까지 마중을 나가거나 폭염 속에서 모임에 나오지 못한 이웃에게 안부 문자를 건네는 등 일상 속 상호돌봄으로 번져나갔다. 

 

8월 열린 중간평가회에서는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는 게 참 오랜만이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관계 맺기는 명절 나눔이라는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됐다. 추석을 앞두고 ‘이웃+로그’ 참여자들은 복지관 내 다른 주민모임인 ‘신호등’, ‘오병이어’와 연합 요리 행사를 열고 감자전 등 명절 전을 직접 부쳤다. 

 

정성껏 만든 음식은 관내 식생활 취약계층과 고립 위험 가구에 직접 전달됐다. 복지 혜택의 단순 수혜자에 머물던 1인가구가 지역사회의 결핍을 보채는 돌봄 제공자로 전환된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청년층의 고립·은둔 청년 문제와 중·장년 남성을 중심으로 한 고독사 위험을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제적 결손뿐 아니라 실직, 이혼, 가족 해체 등으로 인해 사회적 지지 기반이 끊어진 상태에서 겪는 정서적 고립감은 신체적·정신적 건강 악화로 이어지기 쉽다.

기존 지자체 복지 정책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지정이나 긴급 생계비 지급 등 소득과 주거 지원에 집중돼 있어 고립 가구를 조기에 발굴해 사회로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동대문구가 도입한 자조모임 기반 프로젝트는 이 같은 제도적 사각지대를 메우고, 동네 골목 안에서 '느슨하지만 지속 가능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방행정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장안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1인가구의 고립은 식사를 함께하거나 일상을 나눌 사람이 없는 사소한 일상의 빈자리에서 시작된다”며 “참여 주민들이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이웃이자 나눔을 실천하는 능동적 주체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사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은 “이웃 간의 작은 만남이 서로의 안위를 챙기고 어려운 이웃에게 온기를 전하는 실천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가치가 남다르다”며 “앞으로도 1인가구가 단절되지 않고 마을 안에서 상호 연대할 수 있도록 촘촘한 복지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1인가구 자조모임 [사진=동대문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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