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880원 삼겹살이면 됐다"…지갑 열린 사람들로 대형마트 '인산인해'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7 17:00:35
외식가 12분의 1 '체감가'…고물가 속 상징 가격에 '방긋'
이마트 880원 vs 롯데 990원…삼겹살 가격 전면전 '개시'

[메가경제=정호 기자] 국민 외식 메뉴 삼겹살과 목심은 대형마트로 고객들을 운집하게 만들었다. 880원이라는 가격이 적힌 광고판 아래 육류 진열 냉장고에 수북하게 쌓인 고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채 10분도 되지 않아 매대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기다린 시간이 무색했다. 전년보다 더 높게 치솟은 물가 속에서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의 '힘'이었다.

 

27일 '삼삼데이'를 앞두고 이마트 목동점에서 진행되는 '고래잇 페스타' 또한 2일 차를 맞았다. 수입산 냉장 삼겹살을 880원에 살 수 있다는 문구 하나에 사람들이 몰렸다. 마트 입구 앞 대기줄은 여전히 길게 늘어섰다. 오전 10시 매대가 열리기도 전에 지갑부터 꺼내 들게 한 가격표였다.

 

▲ <사진=메가경제>

 

며느리와 마트를 찾은 40대 고객 김모씨는 "시장과 온라인을 뒤져도 냉장 삼겹살을 여기보다 싸게 파는 곳을 찾기 어렵다"며 "이런 행사라도 없으면 언제 마음 놓고 고기를 원없이 먹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이마트는 3월 3일 '삼겹살 데이'를 앞두고 삼겹살·목심 물량 760톤(t)을 확보했다. 1000원 미만 가격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집객 효과에 무게를 둔 행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5일 기준 수입 삼겹살 가격은 ㎏당 1504원으로, 전월 대비 1.76% 상승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서는 3.52% 오른 수치다. 외식 가격은 더 높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월 기준 서울 지역 삼겹살 외식 가격은 200g 환산 2만1056원이다. 이를 100g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만528원 수준이다. 행사 가격(100g당 880원)과 비교하면 약 12분의 1 수준이다.

 

▲ <사진=메가경제>

 

아내와 함께 장을 보던 50대 윤모씨는 "경기도 악화되고 물가도 비싸니 지갑을 여는 것이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며 "고기 같은 경우는 한번 사두면 식구들이 다들 좋아하기에 금방 없어진다"고 말했다.

 

삼겹살 데이를 중심으로 매장 구성도 꾸려졌다. 입구에는 부탄가스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 관련 상품을 전면 배치했다. 탄산음료는 2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 이른바 '1+1' 혜택을 내세웠다. 육류 진열대 옆에는 쌈채소를 함께 진열했고, 딸기와 참외 등 제철 과일에도 할인 혜택을 적용했다.

 

▲ <사진=메가경제>

롯데마트도 '통큰데이'를 통해 목·금·토에는 캐나다산 삼겹살을 100g당 990원에 판매하고, 그 외 요일에는 국내산 삼겹살을 1390원에 선보였다. 양평점에서는 미나리 모둠쌈과 모둠초밥, 참치회, 생연어 등을 할인 판매하고 쌈장과 음료에 '1+1' 혜택을 적용했다.

 

쇼핑 카트에 쌈채소를 담던 40대 이모씨는 "이때 아니면 부담 없이 장을 보기 어렵다"며 "할인 행사가 있을 때는 평소보다 대형마트를 더 방문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1000원이 채 되지 않는 삼겹살 가격은 이커머스나 식자재 전문 매장에서 형성된 가격 인식과 대비되며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 효과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방문 고객이 늘어나고, 연관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강화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동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 <사진=메가경제>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와 장바구니 물가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 체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상징적 상품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삼겹살처럼 수요가 확실한 품목을 중심에 두고 고객 방문을 늘리고 장바구니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호 기자
정호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대원제약,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개발 속도…파도프라잔 3상 통과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대원제약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P-CAB 계열 신약 후보물질 '파도프라잔(DW4421)'의 국내 임상 3상을 마무리했다.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인 에소메프라졸과 비교해 식도 점막 결손의 완전 호전율에서 비열등성을 확인하면서 품목허가 신청을 위한 임상 근거를 확보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2

신세계百 천안아산점, 스포츠·남성관 새단장…2030 고객 공략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이 1층 K-브랜드 플랫폼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에 이어 아웃도어·스포츠와 남성 패션 매장까지 새단장하며 점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브랜드 유치와 스포츠 매장 대형화를 통해 기존 매장 구성을 바꾸고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천안아산점의 아웃도어·

3

"장애여성 임신·출산 지원 확대"…서울대병원, 진료과 협력체계 공유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장애여성이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는 병원 내 이동부터 검사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까지 다양한 장벽이 발생한다. 휠체어에서 검진대로 이동하거나 진료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받는 일조차 별도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병원이 장애 특성에 따른 진료 지원과 진료과 간 협력 사례를 공유하며 장애여성의 의료 접근성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