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먹었더니 잠 36분 더 잤다”…900명 인체시험서 확인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7 17:27:46
국제인삼심포지엄서 산화스트레스 감소·수면의 질 개선 효과 발표
치매·근감소증 개선 가능성도 제시…뇌·근육·대사 건강까지 ‘항노화 연구’ 확장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홍삼이 노화와 관련된 산화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의 질과 신체 활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매와 근감소증, 대사질환 등 노화 관련 질환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관찰되면서 홍삼의 항노화 기능에 대한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인체시험에서 확인된 효과는 산화스트레스와 수면, 삶의 질 개선 등에 집중돼 있으며, 치매와 근감소증 등 질환 개선 효과는 주로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결과여서 실제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 고려인삼학회 제14회 국제인삼 심포지엄. 

27일 고려인삼학회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제주 메종글래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14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홍삼의 항노화 작용과 관련한 국내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홍삼이 노화와 관련된 신체 기능 저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산화스트레스와 뇌 기능, 근육 및 대사 건강을 중심으로 분석한 연구들이 소개됐다.

먼저 중국 상하이교통대학교 의과대학 탄홍승 교수 연구팀은 40~75세 중국인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홍삼 섭취 인체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만성 피로와 면역력 저하 등을 겪는 성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12주 동안 하루 3g의 홍삼 캡슐 또는 위약을 섭취하도록 했다. 참가자와 연구진 모두 실제 홍삼 섭취 여부를 알 수 없도록 한 이중눈가림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홍삼 섭취군에서는 세포 손상과 노화에 관여하는 산화스트레스 지표인 말론디알데하이드(MDA)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해당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화스트레스는 체내 활성산소와 이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세포와 조직이 손상되는 현상으로, 노화와 여러 만성질환에 관여하는 요인 중 하나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표준 척도(SF-36)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홍삼 섭취군의 평균 개선 폭은 10.68점으로 위약군(7.13점)을 웃돌았다. 특히 신체 활동과 활력 영역에서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수면의 질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이 참가자 512명의 수면 상태를 웨어러블 기기로 분석한 결과, 홍삼 섭취군의 깊은 수면시간은 위약군보다 평균 12.5분(11.5%) 길었다. 전체 수면시간도 35.9분(8.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시간의 변동성도 감소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면 양상이 관찰됐다.

탄홍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홍삼이 산화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수면과 삶의 질을 다각도로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건강 저하 위험이 있는 중장년 및 노년층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삼이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동물실험 결과도 발표됐다.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문민호·남윤권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생쥐를 대상으로 홍삼 다당체(KRGP)의 작용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홍삼 다당체를 투여한 생쥐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뇌 축적이 감소하고 신경 염증과 신경세포 손상도 완화됐다.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이 촉진되는 양상도 관찰됐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신경세포 손상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변화가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홍삼 다당체가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시냅스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에서 확인된 것으로, 사람의 치매 예방이나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홍삼이 근육 노화와 대사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도 공개됐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요한 오웍스 교수 연구팀은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에 취약한 생쥐를 대상으로 홍삼 추출물의 효과를 분석했다.

서구식 고지방 식단으로 대사 이상을 유도한 생쥐에게 홍삼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체중과 체지방량이 감소하고 간 내 지방 축적과 섬유화가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 손상과 관련된 지표인 ALT와 TIMP1도 감소했으며 혈당과 인슐린 수치 역시 정상 수준에 가까워지는 변화가 관찰됐다.

충남대학교 약학대학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홍삼 추출물과 주요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b2가 노화에 따른 근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노화를 유도한 생쥐에 홍삼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악력이 개선되고 전반적인 운동 능력 저하가 완화됐다. 근육세포의 손상과 노화 관련 지표에서도 개선 양상이 확인됐다.

특히 근육뿐 아니라 뇌의 신경전달과 간의 에너지 대사에 관련된 유전자 발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홍삼이 근육 자체뿐 아니라 뇌와 간 등 여러 기관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 연구 역시 세포 및 동물실험 단계로, 사람의 근감소증이나 대사성 질환을 예방·치료하거나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

고려인삼학회 김종훈 회장은 "최근 홍삼의 항노화 효과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산화스트레스 완화와 수면의 질 향상, 근감소증 및 만성대사성 질환 관리에 이르기까지 홍삼 유래 성분의 작용 기전이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과학적 검증을 통해 노화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와 성인병 예방 분야에서 홍삼의 학술적·실용적 활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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