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종료...'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패스트트랙 공직선거법 통과 초읽기 돌입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6 02:46:14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자유한국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약 50시간11분만인 26일 0시 제372회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으로 종료됐다.


이에 따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마련된 선거법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8개월여만에 국회 본회의 통과 초읽기에 들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이 소집을 요구한 제373회 임시국회의 회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국회법에 따라 새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면 선거법은 필리버스터 없이 바로 표결 절차에 들어간다.


필리버스터는 회기 종료와 함께 끝나고 다음 회기에서 필리버스터 대상 안건은 표결에 부쳐지도록 규정하고 때문이다.



[사진=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가 26일 0시 임시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적으로 끝나자 문희상 의장이 토론 종료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선거법에 대한 한국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지만 ‘4+1’ 협의체는 이미 의결 정족수를 확보한 상태여서 선거법 처리 강행이 예상된다.


이어 ‘4+1’ 협의체는 또다른 패스트트랙 법안인 검찰개혁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안)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수순을 차례로 밟을 전망이다.


이번 372회 임시국회는 국회 역사에 ‘선거법 필리버스터’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필리버스터는 본래 다수파의 표결처리 강행에 맞서 반대하는 소수파가 무제한 토론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수단이다.


지난 23일 오후 9시49분부터 시작돼 50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번 필리버스터는 선거법을 반대하는 한국당이 신청했지만 민주당 의원은 물론 바른미래당, 정의당 의원들도 찬반토론에 참여하는 등 종전 필리버스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지난 2016년 2월 민주당의 테러방지법 반대 토론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진행된 필리버스터였다. 당시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는 9일간 무려 192시간 25분동안 진행됐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전개방식과 임시국회 회기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맨먼저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맨먼저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당이 대대적인 필리버스터 전략을 예고하자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위해 임시국회 회기를 3∼4일씩 끊어 잡는 '깍두기' 전술을 쓰고 있다.


한국당은 23일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약 3시간 앞서 회기 결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민주당의 깍두기 임시국회 전략을 무산시키려는 대응책이었다.


하지만 이 구상은 빗나갔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임시회 회기는 25일까지로 정해졌다.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는 예상보다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당이 '무더기 수정안 제출'로 시간을 끌자 문 의장이 27번째 이후로 배치됐던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처리 순서를 기습적으로 앞당겨 상정한 데 따른 대응이었다.


선거법은 예산 부수법안(22건) 뒤인 27번째 안건이었으나 문 의장은 예산 부수법안 2건을 처리한 뒤 표결을 거쳐 의사 일정을 바꿨다.


이번 선거법 필리버스터에는 모두 15명의 주자가 나섰으며, 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5시간 50분의 최장 시간 발언을 했다.


첫날인 23일 한국당 주호영 의원(3시간 59분)이 스타트를 끊은 이번 선거법 필리버스터는 둘쨋날인 24일 민주당 김종민 의원(4시간 31분), 한국당 권성동 의원(4시간 55분), 민주당 최인호 의원(3시간 39분),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2시간 49분), 민주당 기동민 의원(2시간 39분), 한국당 전희경 의원(3시간 41분)이 토론자로 나섰다.


사흘째이자 성탄절인 25일에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1시간 52분), 한국당 박대출 의원, 민주당 홍익표 의원(3시간), 한국당 정유섭 의원(3시간 3분), 민주당 강병원 의원(2시간 36분), 한국당 유민봉 의원(45분), 민주당 김상희 의원, 한국당 김태흠 의원(4시간 53분) 등이 토론했다.



[사진=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6일 새벽 국회 본회의가 산회한 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동안 여야는 조를 짜서 번갈아 가며 상대당 의원의 토론을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토론자와 사회자, 다른 의원들 사이에 여러 차례 고성과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 도입이 골자다.


지난 4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정치개혁 특위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 원안은 현행 지역구 의석(253석)을 28석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도록 하는 안이었다. 아울러 전국 단위 정당 득표율로 연동률 50%를 적용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구현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후 ‘4+1’ 협의체는 원안 그대로 올릴 경우 본회의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 현행 의석 구조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 30석에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연동률 50%)를 도입하는 ‘준연동형’으로 수정안을 우여곡절 끝에 마련해 제출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정당 득표율에 맞는 총 의석을 보장하는 구조다.


수정안 협상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원안에 비해 많이 후퇴하면서 ‘누더기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 법이 통과되면 선거 제도 및 국회 정당구조에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군소 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사표를 방지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라며 도입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이 법이 통과하면 거대 정당보다는 군소 야당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한국당이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을 결성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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