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 한국인 디지털 분자지도 프로젝트 국책과제 선정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7 09:08:35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인의 인체 장기를 세포 하나하나 단위까지 정밀하게 분석해 디지털로 저장하는 ‘생체 분자지도’가 구축된다. 이를 통해 한국인만의 고유한 유전자 정보와 생물학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 앞으로 한국형 정밀의학 발전의 핵심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초정밀의학사업단 정연준 교수(연구 책임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와 이혜옥 교수, 김인범 교수(해부학교실), 정승현 교수(생화학교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김민식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인경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한국연구재단의 국책사업인 ‘한국인 디지털 분자지도 프로젝트’의 심장 특화 과제에 선정됐다.
 

▲ 가톨릭중앙의료원, 한국인 디지털 분자지도 프로젝트 국책과제 선정

이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향후 5년 반 동안 총 97억 5천만 원이 투입되는 대형 연구사업으로, 10종 이상의 한국인 인체의 다양한 정상 장기를 세포 단위로 분석해 디지털로 기록하고, 이를 공개 데이터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심장, 뇌, 폐, 골격근, 신장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5대 장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사람의 몸은 약 37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 세포들은 각각의 유전자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능한다. 이번 연구는 이처럼 서로 다른 세포들을 유전체(유전정보), 전사체(유전자의 발현 정보), 후성유전체(유전자의 조절 방식), 단백체(단백질 정보), 공간전사체(세포 위치별 유전자 발현 정보)라는 다섯 가지 생명 정보를 바탕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 중에서도 ‘심장’은 본 과제의 중심 장기로, 세포 단위까지 나눠 3차원(3D) 디지털 분자지도로 구현하게 된다. 마치 지구의 위성지도를 확대해 도시, 건물, 방 구조까지 볼 수 있듯이, 심장 조직도 세포 단위로 ‘구조와 기능’을 파악할 수 있는 형태로 기록된다.

이는 단순히 심장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세포마다 어떤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는지,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 그 정보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까지도 연결해 확인할 수 있는 진보된 형태의 바이오 지도다.

정상적인 장기의 생체정보는 질병 연구에 있어 ‘기준 데이터’가 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의 데이터를 차용하거나, 국내에서도 기관마다 조각조각 데이터를 쌓는 수준에 머물렀다. 따라서 한국인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기준 데이터가 없었고, 연구 효율도 낮을 수밖에 없었다.

정연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데이터 축적을 넘어, 한 사람의 동일한 조직세포에서 생명현상의 핵심 사슬인 유전체-전사체-후성유전체-단백체 정보를 모두 연결한 형태로 수집한다는 점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차원의 참조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장, 뇌, 폐, 골격근, 신장 등 분석 대상 장기들은 노화나 만성질환, 난치성 질환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관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통해 노화의 공통 기전을 밝히고, 치료법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단지 국내 연구에만 머물지 않는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계에서 사용하는 글로벌 데이터 표준을 적용해 연구 데이터를 구축하며, 이를 통해 세계 각국 연구자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국가 바이오데이터 통합 플랫폼인 K-BDS(Korea BioData Station)를 통해 연구 성과를 개방하고, 관련 분야 연구자들에게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이 선진국의 바이오 데이터를 수입하는 입장에서,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가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의 인프라 지원을 받아 추진되었고, 정연준 교수가 단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초정밀의학사업단은 인체 조직 기반의 고정밀 생명정보 분석, 세포 단위 정밀의학 연구,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등을 선도적으로 수행해왔으며, 이번 과제를 통해 그 성과를 대외적으로 입증받은 셈이다.

정 교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기초의학 연구 환경과 공동연구 인프라가 이번 대형 과제 선정의 밑거름이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의료원이 기초의학의 혁신을 이끌고, 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기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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