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2025년 5조 순손실 '어닝 쇼크'…정유·배터리 부진 여파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8 10:13:33
4분기 대규모 손상 반영에 연간 순손실 5조원 돌파
정제마진 둔화·SK온 구조조정 겹치며 재무 부담 가중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SK이노베이션이 2025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80조2960억원, 영업이익 4481억원, 순손실 5조40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 25.8% 증가한 반면 순손실은 –127.9%로 적자가 확대됐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SK그룹 본사 전경[사진=SK그룹]

 

SK이노베이션이 2025년 4분기 실적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정유 마진 약세와 배터리 사업 적자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4분기의 경우 매출 19조6713억원, 영업이익 29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9.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4154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 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1158억원) 대비 손실 폭이 네 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업계에서는 정유·화학 시황 부진에 더해 배터리 사업에서의 구조적 손실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 강세 및 견조한 윤활유 사업 실적 등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 E&S 사업 비수기 및 배터리 사업 수익성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91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외손실은 배터리 사업 관련 손상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된 4조 657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세전손실은 4분기 기준 4조3626억원, 연간 5조8204억원이다. 미국 포드 자동차와의 ‘블루오벌SK(BlueOval SK)’ 합작법인 구조재편 과정에서 반영한 자산 손상을 포함해 SK온이 4분기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손상을 인식한 영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손상 인식은 회계 기준에 따라 자산 가치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조정으로 현금흐름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다"며 "1분기 중 포드가 미국 켄터키 공장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게 되므로 당사 재무구조는 연말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4분기 시점의 주요 특징으로는 SK이노베이션이 중국의 EVE에너지와의 합작공장 지분 맞교환(SKOJ-EUE) 및 블루오벌SK 합작체제 종료 등으로 SK온의 미국 및 중국 합작법인 구조 재편을 통해 배터리 사업의 내실 강화를 추진했다는 점이다.

 

또 SK온-SK엔무브 합병 및 비핵심 자산 매각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사업 경쟁력 확보와 재무구조 안정화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최근 지분 37.5%를 보유 중인 호주 깔디따-바로사(CB) 가스전의 첫 LNG(액화천연가스) 카고(Cargo) 선적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향후 경쟁력 있는 물량 도입을 통한 LNG 밸류체인 사업 기반 강화를 기대한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도 석유·화학·LNG 밸류체인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배터리 사업의 근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한 순차입금 규모 감축으로 재무구조 안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 정유 마진 둔화 직격탄…영업이익 반토막

 

정유 부문은 2025년 하반기 들어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 우려가 맞물리며 실적이 급격히 둔화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2947억원으로 전 분기(5856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와 함께 정제마진이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한 점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매출 역시 20조원을 하회해 전 분기 대비 감소했는데 이는 원유 가격 하락과 판매 단가 조정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배터리 적자 누적…연간 순손실 5조원 넘어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포함한 배터리 사업 부문은 여전히 실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고객사 재고 조정 여파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면서 적자 구조가 이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의 2025년 순손실은 5조4061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2조3724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지배주주지분 순손실 역시 3조2156억원으로 집계돼 주주가치 훼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


◆ 구조조정·재무 안정화가 관건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두고 단기 실적 부진을 넘어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유 사업의 변동성에 더해 배터리 사업이 아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차입 부담과 투자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 이후 배터리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추가 자산 조정이나 투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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