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도 멈추지 않는다…4대 정유사, 24시간 '에너지 심장' 풀가동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3 11:28:37
귀성길 휘발유부터 항공유·수출 물량까지 책임…국가 에너지 인프라 총력전
정제마진 변동성 속 안전·공급망 사수…보이지 않는 현장의 설날 근무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 대부분의 공장과 사무실이 문을 닫고 귀성길 차량이 고속도로를 메우는 사이, 대한민국 에너지 심장은 오히려 더 분주해진다. 4대 정유사인 SK에너지, GS칼텍스, S-OIL(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설 연휴에도 24시간 공장 가동을 이어가며 ‘멈추지 않는 산업의 심장’ 역할을 수행한다.

 

▲챗GPT4가 구현한 설날 연휴에도 주요 정유사들의 정유공장이 24시간 멈추지 않고 운영되는 이미지를 구현했다. [사진=챗GPT4]

 

◆ 설날에도 꺼지지 않는 정유공장 '불빛'

 

정유산업은 대표적인 ‘연속 공정 산업’이다. 원유를 증류·분해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나프타(플라스틱 핵심소재)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는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설비 특성상 365일, 24시간 가동이 기본이다.

 

울산, 여수, 대산에 위치한 대형 정유공장은 설 연휴에도 평일과 다름없이 원유를 정제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은 전국 주유소는 물론 공항·항만·발전소·산업단지로 공급된다.

 

설 연휴는 오히려 에너지 수요가 요동치는 시기다. 귀성·귀경 차량 이동으로 고속도로 통행량이 급증하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며 항공유 수요도 동반 확대된다. 발전소와 석유화학 공장 역시 멈출 수 없다. 정유사들의 24시간 가동은 단순한 ‘정상 운영’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를 떠받치는 필수 인프라다.

 

◆ 귀성길 연료부터 항공유까지…명절 경제의 숨은 버팀목

 

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주유소는 평소 대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과 환율 리스크가 겹치며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정유사들은 명절 전부터 재고 점검과 물류망을 재정비해 수급 차질을 최소화한다. 탱크로리와 송유관, 저장시설 운영 역시 24시간 체제로 유지된다.

 

항공유 역시 마찬가지다. 인천·김해·제주공항 등 주요 공항은 연휴 기간 국제선 운항이 크게 늘어난다. 항공기 한 대당 수십 톤의 항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유공장의 가동은 관광·물류 산업과 직결된다.

 

◆ '보이지 않는 근무자들'의 설날

 

정유공장은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숙련된 엔지니어와 운전원의 역할이 핵심이다. 설 연휴에도 교대근무 인력은 중앙제어실에서 설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즉각 대응한다.

 

특히 고온·고압 환경에서 운전되는 설비 특성상 안전 관리가 최우선이다. 명절 분위기 속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정유사들은 연휴 전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현장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우리가 멈추면 산업과 국민 일상에 영향이 간다는 책임감으로 근무한다"고 말했다.

 

◆ 실적 변동성 속에서도 ‘기초 산업’의 역할

 

최근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변동, 친환경 전환 압박,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복합 변수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는 여전히 한국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한다. 석유제품은 반도체·자동차에 이어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다.

 

설 연휴에도 멈추지 않는 공장 가동은 단순한 생산 활동을 넘어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 글로벌 트레이딩 시장은 휴일이 없다. 아시아·중동·유럽으로 향하는 석유제품 선적 역시 일정에 맞춰 진행된다.


◆ 에너지 전환의 길목에서

 

정유사들은 동시에 미래 전환도 준비 중이다. 지속가능항공유(SAF), 바이오 연료, 수소,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산업과 물류를 지탱하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정유공장에서 나온다.

 

설날 새벽, 고향을 향해 달리는 차량의 헤드라이트와 활주로를 이륙하는 항공기의 엔진 뒤에는 24시간 꺼지지 않는 정유공장의 불빛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의 따뜻한 밥상 뒤편에서 보이지 않게 돌아가는 산업의 톱니바퀴. 4대 정유사의 연속 가동은 설 연휴 한국 경제가 멈추지 않는 이유이자, 에너지 주권을 지키는 또 하나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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