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던진 'AI 전력 중요성'…6조 수주로 답한 두산에너빌리티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3 21:15:15
AI 확산이 불러온 전력 전쟁…원전·SMR·가스터빈'풀세트' 갖춘 두산
"AI의 한계는 반도체가 아닌 전기"…머스크 발언이 가리킨 해법은 '인프라'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12월 한 달 동안에만 6조원이 넘는 원전·에너지 관련 수주를 따내며 실적과 함께 K-원전의 글로벌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대형 원전은 물론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까지 전력 핵심 설비 전반에서 성과를 내며 두산그룹 내 핵심 성장 계열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급 가스터빈 제품 [사진=두산에너빌리티]

 

 

2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에만 최소 6조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린 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 수주 확대가 예상되면서 원전 관련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AI 솔루션' 최적화를 위해 2023년 설립한 'xA'I가 막대한 전력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전력 공급용 가스터빈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를 선택한 점이 향후 수주 확대 기대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가스터빈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87억 달러에서 2030년 약 22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이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총 5조6000억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에 주기기(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와 터빈·발전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부 계약 규모는 주기기 공급이 4조9000억원, 터빈·발전기 공급이 7000억원에 달한다.

 

주기기는 원자로에서 발생한 핵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핵심 공정을 담당하는 설비를 의미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2032년 8월까지 두코바니 지역에 건설되는 1000㎿(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에 핵심 설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SMR 분야에서도 수주 성과가 이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X-energy)와 SMR 핵심 소재인 단조품(원전의 심장부를 이루는 초고강도 금속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엑스-에너지가 미국 현지에 건설하는 SMR ‘Xe-100’ 16기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한다.

 

가스터빈 사업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같은 달 미국의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인 빅테크와 가스터빈 3기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해 올해에만 총 5기의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

 

국산 기술로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서 실질적인 수주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여기에 카타르에서 수주한 1300억원 규모의 가스복합발전소 주기기까지 포함하면, 이달에만 수주 금액은 최소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확대 흐름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확장과도 맞물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경쟁의 초점이 연산 성능에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머스크도 인정한 AI 인프라의 핵심은 '가스터빈과 SMR' 

 

머스크는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AI의 한계는 반도체가 아니라 전력”이라며 “우리는 충분한 칩보다 충분한 전기를 먼저 확보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전력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전력 변동은 곧 연산 중단과 막대한 손실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SMR과 가스터빈 등 고신뢰 전원이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무정지 운전과 대규모 부하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전력 품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머스크가 던진 문제의식과 맞물려 있다고 평가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능력은 물론 SMR 핵심 부품 공급 역량, 대형 가스터빈과 복합발전까지 아우르는 드문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특정 기업을 직접 지목하지 않더라도 그의 발언이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며 "AI 시대의 전력 해법은 인프라 기업에 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SMR 투자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부터 2031년까지 8068억원을 투입해 경남 창원 공장 부지에 SMR 전용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20기 수준의 SMR 제작 역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을 필두로 수주 확대 흐름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AI 확산에 따른 SMR·가스터빈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커, 추가 수주 여력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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