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국내 매출 77% 네덜란드 법인으로…국세청 800억 세금 추징에 '불복'

김형규 / 기사승인 : 2021-06-16 15:11:50
지난해 국내 매출액 4155억 중 모회사로 건너간 수수료 3204억
매출 대비 법인세율 고작 0.5%...국세청, '세(稅) 테크' 제동

글로벌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한국 법인이 국세청으로부터 800억 원에 달하는 세금 추징을 받자 이에 불복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은 미국 넷플릭스 본사의 손자회사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유한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종료하고 약 800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또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어진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진행 과정에서 넷플릭스 측이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억 원의 과태료도 함께 추징한 것으로 전해졌다.

▲ 넷플릭스의 2021년 라인업 소개 장면 [넷플릭스=연합뉴스 제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4155억 원으로 전년도 매출액 1859억 원에 비해 124% 증가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그룹사 수수료 명목의 비용이 3204억 원에 달하면서 매출원가가 3370억 원으로 집계돼 영업이익은 고작 88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원가율이 무려 80%를 훌쩍 넘긴다.

한국 자회사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의 재판매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모회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넷플릭스 인터내셔널(Netflix International B.V.)'이다.

넷플릭스 인터내셔널을 지배하는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넷플릭스(Netflix, Inc.)다.

따라서 국내 넷플릭스 회원들이 지불하는 월 구독료 중 77% 정도가 네덜란드에 있는 법인을 거쳐 일정 수익이 다시 미국 본사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이처럼 수수료 명목으로 세율이 낮은 국가에 만든 법인에 이익을 전가하면서 원가율을 높이고, 국내 이익은 낮춰 납부해야 할 법인세를 줄이는 외국계 법인들의 전형적인 '세(稅) 테크' 수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다른 국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세금을 정산하다 비판을 받아왔으며, 올해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 국가에서 비슷한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 국내 법인의 법인세비용은 약 22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에 불과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국세청 처분에 불복하고 법적 대응으로 맞설 전망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성실히 임했으며, 사실 관계와 법리적 이견에 대해 추가적인 법적 절차를 통해 국세청의 처분이 적법한지 다시 판단 받을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강동한 넷플릭스 신임 한국 콘텐츠 총괄 VP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OTT 플랫폼을 이용하는 가입자가 대폭 늘어 국내에서도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고 평가받는다.

'킹덤' 시리즈를 필두로 '인간수업', '스위트 홈' 등 세계적으로도 호평 받은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의 성공이 주효했다.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을 주저하던 국내 영화 신작들이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개봉 대신 넷플릭스 스트리밍을 결정하며 충무로 영화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에 약 5500억 원의 콘텐츠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 두 곳에 콘텐츠 스튜디오 임대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총괄에 강동한 VP(Vice President)를 임명했다. 기존 한국 콘텐츠 총괄을 맡아오던 김민영 VP는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전체를 총괄하는 직책을 맡게 됐다.

이번 인사로 아시아 지역 승진자 6명 중 한국 콘텐츠 임원 2명이 포함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번 조세 불복과 별도로 올해 한국 콘텐츠에 약 55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한국 창작 생태계와 동반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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