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SK 주식 형성에 노소영 기여 인정"…최태원, 노소영에 9440억원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4 16:07:47
"혼인기간 중 형성된 공동재산"…SK㈜ 주식 분할대상 인정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서울고등법원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4일 최태원 SK㈜ 대표이사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SK㈜ 주식 등 최 대표가 보유한 주식을 분할대상 재산으로 인정하면서도, 경영권 보호를 고려해 주식 자체는 최 대표가 계속 보유하고 노 관장 몫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대상분할 방식을 택했다.

 

▲[사진=챗GPT4]

 

이번 파기환송심의 심판 대상은 이혼과 위자료가 아닌 재산분할 청구에 한정됐다. 앞서 대법원이 위자료 부분은 그대로 확정하고 재산분할 부분만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대법원 환송 취지에 따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300억원 지원금을 최 대표 보유 주식의 형성이나 가치 유지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 또는 재산분할 비율 산정 요소로 반영하지 않았다. 앞서 대법원은 해당 자금이 불법 자금에 해당해 재산분할 기여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재판부는 또 최 대표가 혼인관계 파탄 이전 경영권 유지와 경영활동 과정에서 증여한 주식 등은 분할대상 재산에서 제외했다.

 

다만 SK㈜ 주식 등 최 대표 명의의 주식은 혼인기간 중 형성된 공동재산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대표의 경영활동으로 주식 가치가 크게 증가했으며, 노 관장 역시 가사와 자녀 양육, SK그룹의 대외활동 등을 통해 재산 형성과 가치 유지에 기여했다고 인정했다.

 

주식 가액 산정 기준은 환송 후 변론종결일이 아닌 환송 전 항소심 이혼소송 사실심 변론종결일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은 원칙적으로 이혼소송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용했다.

 

환송 전 변론종결 이후 SK㈜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재판부는 주가 상승에는 최 대표의 경영적 기여가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상장주식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인 만큼, 혼인관계 종료 이후 발생한 주가 변동을 일방에게 귀속시키는 것은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판부는 혼인 종료 이후 주식 가치가 크게 상승한 점을 부부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재산분할 비율 산정 요소로는 고려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대표 3분의 2로 결정됐다. 법원은 혼인 당시 각자의 재산 규모, 공동재산의 취득 및 형성 과정, 혼인기간, 공동재산 유지에 대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산분할 방식은 대상분할을 택했다. 재판부는 SK㈜ 주식이 최 대표의 경영권과 지배권 유지의 핵심 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해 주식 자체는 최 대표가 계속 보유하도록 하고, 노 관장에게 돌아갈 몫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환송심 선고인 만큼 양측은 판결문 송달일부터 2주 이내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 재상고가 제기될 경우 사건은 다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된다.

 

◆ SK, 자금조달·지배구조 부담 우려

 

9440억원에 이르는 재산분할금은 역대 국내 이혼소송 사상 최대 규모로, SK그룹에는 상당한 재원 마련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법원이 대상분할 방식을 택해 최 회장이 SK㈜ 지분을 직접 넘기지 않아도 되지만, 그만큼 별도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은 남는다. 재계에서는 주식 담보 대출이나 비상장 자산 매각, 지주사 배당 확대 등이 자금 조달 방안으로 거론된다.

 

특히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그룹 지배력의 핵심 자산인 만큼, 이를 담보로 활용할 경우 지배구조와 주주가치에 미치는 파장도 주목된다. 판결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SK㈜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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