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학습 속도전' 돌입…2029년 레벨2++ 승부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4 09:09:58
데이터 플라이휠 본격 가동…실도로 데이터로 AI 반복 학습
엔비디아 협업·아트리아 AI 투트랙…VLA까지 차세대 기술 확장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의 핵심으로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을 내세웠다. 

 

차량에서 확보한 주행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반복 학습하고 개선된 기술을 다시 차량에 적용하는 구조를 통해 자율주행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 11일 판교 42dot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42dot Trion Group 이희석 GL(Group Lead)이 발표하는 모습.[사진=현대자동차그룹]

 

그룹은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를 열고 자율주행 개발 전략과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자체 자율주행 AI인 ‘아트리아 AI(Atria AI)’를 탑재한 시험차가 복잡한 서울 도심을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하는 영상도 처음 선보였다. 기술 수준은 레벨2++ 수준이다.

 

그룹이 강조한 핵심은 데이터다. 데이터 플라이휠은 차량이 실제 도로를 달리며 데이터를 모으고, AI가 이를 학습·검증한 뒤 성능을 개선해 다시 차량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AI가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도 빠르게 높아진다.

 

현재 그룹은 약 40대의 전용 차량을 주야간 운행하며 도로공사, 악천후,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골목길 주정차 차량 등 AI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을 집중 수집하고 있다. 

 

실제 도로에서 반복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상황은 가상환경으로 재현해 학습과 검증에 활용한다.

 

글로벌 판매망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대차·기아는 세계 190여개 국가·지역에서 연간 700만대 이상 차량을 판매하고 있어 향후 양산차를 통해 방대한 실주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 양산은 외부 기술과 자체 개발을 병행하는 ‘투 트랙’으로 추진한다. 우선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2028년 상반기 레벨2+, 같은 해 하반기 레벨2++ 기능을 적용한 양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동시에 현대차·기아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공동 개발하는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도 고도화한다. 현대차그룹은 2029년 하반기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2++ 차량 양산을 목표로 한다.

 

차세대 기술인 VLA(Vision-Language-Action) 개발도 시작했다. 

 

VLA는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보고, 언어처럼 상황을 이해·추론한 뒤 차량의 행동까지 결정하는 기술이다. 장애물 인식을 넘어 ‘왜 차선을 바꿔야 하는지’까지 판단하는 방식으로 향후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그룹은 레벨4 자율주행 실증도 병행한다. 연말부터 국내 실제 도로에서 아트리아 AI 기반 차량을 운행하고 여기서 확보한 돌발 상황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활용할 계획이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사장은 “자율주행 경쟁의 본질은 결국 학습 속도의 경쟁”이라며 “데이터와 AI, 검증이 반복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반으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빠르게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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