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합병의 그늘…'지배구조 재편'인가, '오너의 합병이득'인가?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5 10:38:17
합병비율·기업가치 산정 놓고 코오롱ENP 소액주주 반발
이웅렬 명예회장 '이익 귀속' 논란 확산
"법적 문제와 별개로 시장 신뢰 시험대"
투명성·주주 보호 요구 커지는 자본시장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이 과거 계열사 간 합병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이익을 본 것 아니냐는 '합병 이득'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코오롱 계열사 간 구조 재편 과정에서 이뤄진 합병 비율과 기업가치 산정 방식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사진=코오롱그룹]

 

앞서 지난해 11월24일 산업용 첨단 화학 소재 사업을 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모회사)와 자회사인 자동차 중심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을 영위하는 코오롱ENP간의 흡수합병을 하기로 결정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합병기일은 오는 4월 1일로 예정된 가운데 합병비율과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놓고 일각에서는 이 명예회장의 개인적 이득을 취하는 구조로 삼기 위한 지배구조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 흡수합병은 코오롱ENP의 자산과 부채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포괄 승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 비율은 코오롱ENP 주주에게는 코오롱인더스트리 1주당 약 0.1919531주의 신주가 배정될 예정이다.

 

코오롱그룹에서는 양사가 합병 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다양화) 강화와 판매 네트워크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논란의 포인트는 코오롱ENP 일부 소액주주가 "합병 비율 산정이 자회사에 불리하다"는 불만을 표출하면서 합병 자체의 공정성 논란이 부각된다는 점이다.

 

당시 합병 과정에서 이 명예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치 평가를 받았고, 이로 인해 합병 이후 보유 지분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지주회사인 코오롱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33.43% 지분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ENP의 지분 66.68%를 보유중이다. 코오롱의 최대주주는 이 명예회장으로 49.74%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흡수합병 과정에서 특정 계열사의 사업·재무적 지원이 합병 전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졌고, 그 결과 합병 이득이 오너 개인에게 귀속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논란이 확산된 배경에는 합병 이전 일부 계열사가 ▲내부 거래 확대 ▲사업 기회 집중 ▲재무 구조 개선 등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빠르게 키웠다는 점을 업계는 꼽는다.

 

결과적으로 합병 비율 산정 시 이 같은 가치 상승이 반영되면서 합병 이후 이 명예회장의 개인적 지분 가치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코오롱 측은 "이 명예회장과 관련된 것은 개인적인 사안으로 회사 차원에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자본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투명성, 합병 공정성, 주주권 보호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합병 이득 논란에 대해 회사가 거리를 두는 대응은 소액주주와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간 합병이 표면적으로는 사업 경쟁력 강화와 지배구조 단순화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합병 시점과 비율, 사전 지원 여부에 따라 특정 주주에게 상당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 명예회장이 이미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인 가운데 현재 코오롱그룹은 장남인 이규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합병 이슈를 현 경영진의 책임으로 연결 짓는 것은 다소 무리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법적 위법 여부와 별개로 합병 과정에서 오너 개인에게 유리한 결과가 도출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기업 신뢰도와 주주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기업일수록 시장 눈높이에 맞춘 설명 책임을 외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그룹은 현재 신성장 사업 발굴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코오롱이 향후 지배구조 이슈와 오너 리스크 관리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련 업계가 지켜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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