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이후 몰아치는 후폭풍…프랜차이즈 본사 ‘차액가맹금 소송’ 초비상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7 14:22:50
이디야 점주 108명도 소송 합류…20여개 브랜드로 분쟁 확대
핵심은 차액가맹금 자체 아닌 ‘구체적 지급 합의’ 여부
업계 “브랜드별 계약·거래 구조 달라”…본사 수익 모델 재점검 불가피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프랜차이즈 업계를 둘러싼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수익 배분과 계약 관행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주요 외식 브랜드로 확산하면서 가맹본부의 수익 구조와 가맹계약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업계 전반의 거래 관행과 본사·점주 간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BHC 가맹점주 410명이 최근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3건의 차액가맹금 부당이득 반환 소송 청구액은 총 1063억원이다. 메가MGC커피 가맹점주 290명도 기존 소송의 청구 금액을 최근 약 617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디야커피 가맹점주 108명 역시 지난 4월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커피와 치킨 등 외식 프랜차이즈 전반에서 반환 책임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 프랜차이즈 업계를 둘러싼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수익 배분과 계약 관행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륜진사갈비와 BBQ, 배스킨라빈스, 굽네치킨, 푸라닭 등 20여개 브랜드에서도 가맹점주들이 소송을 진행하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별 계약 조건과 물품 공급 구조가 다른 만큼 모든 소송에서 동일한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피자헛 판결을 계기로 가맹본부와 점주 간 기존 거래 관계를 법적으로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 BHC 1063억원·메가커피 617억원…소송 청구액 급증

 

현재 업계에서 주목받는 사건 가운데 하나는 BHC 가맹점주들의 반환 소송이다. 가맹점주 410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3건의 소송 청구액은 총 1063억원으로, 이번 분쟁이 개별 점포의 소액 청구를 넘어 본사 차원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BHC 측은 차액가맹금과 관련한 내용을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명시하고 가맹점주들의 동의를 받아왔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소송에서 관련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가맹점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소송 대응과 가맹점 지원을 별개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BHC 측은 내년까지 약 500억원 규모의 계육 매입가 인상분을 본사가 부담해 가맹점의 원가 부담을 덜고, 프로모션 지원과 복지 혜택 등을 통해 안정적인 매장 운영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메가MGC커피 가맹점주들의 소송도 청구액이 크게 늘었다. 가맹점주 290명은 당초 1인당 100만원씩 청구했지만, 최근 관련 매입·공급가 자료를 토대로 청구 금액을 약 617억원으로 확대하는 청구취지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초기 청구액과 달리 실제 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반환 대상 금액을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향후 재판에서는 실제 물품 매입 가격과 가맹점 공급 가격의 차이, 해당 금액의 산정 근거, 계약상 지급 합의가 있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청구액이 확대됐다고 해서 해당 금액 전부가 반환 대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각 사건에서 계약 내용과 거래 자료, 합의 여부 등을 살펴 반환 책임과 범위를 판단하게 된다.

 

이디야커피 가맹점주 108명도 지난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본사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는 1인당 100만원씩 총 1억800만원을 일부 청구한 상태다. 가맹점주들은 향후 소송 과정에서 본사 관련 자료를 확보해 실제 반환 청구액을 구체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이디야커피의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액은 약 1217만원이다. 이는 당시 가맹점당 평균 지급액을 나타내는 수치로, 개별 점포가 반환받을 수 있는 금액이나 이번 소송의 최종 청구액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반환 여부와 금액은 계약 내용과 지급 합의, 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 한국피자헛 판결이 분수령…차액가맹금 수취보다 ‘합의 입증’이 관건

 

관련 소송이 확산한 직접적인 계기는 올해 1월 대법원에서 확정된 한국피자헛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가맹점주 94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차액가맹금 지급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들에게 약 215억원을 반환하게 됐다.

 

이 판결은 차액가맹금이라는 수익 방식 자체를 일률적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가맹본부가 해당 금액을 수취할 수 있는 계약상 근거와 가맹점주와의 합의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따라서 다른 브랜드의 소송에서도 한국피자헛과 유사한 쟁점이 제기되더라도 계약 구조와 거래 과정이 다르다면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가맹점주 측은 월정액 로열티와 별도로 물품 공급 과정에서 차액가맹금을 지급하기로 명확하게 합의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가맹본부 측은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내용, 장기간 이어진 물품 공급 관계 등을 고려하면 지급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법적 공방은 차액가맹금의 존재 여부를 넘어 계약서에 관련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기재됐는지, 가맹점주가 지급 구조를 인지하고 동의했는지, 실제 거래 과정에서 어떤 설명과 합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이 기재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법적 쟁점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내용이 가맹계약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가맹점주에게 지급 의무와 산정 방식이 충분히 제시됐는지, 구체적인 합의가 성립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반환 대상 금액을 산정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가맹점주들이 청구액을 구체화하려면 일정 기간의 물품 매입·공급 내역과 가격 차이, 해당 금액의 성격 등을 확인해야 한다. 본사가 보유한 거래 자료가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만큼 자료 확보 여부와 범위가 청구액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분쟁은 가맹본부의 계약 관리와 정보 공개 방식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차액가맹금 수취 구조를 운영해 온 본사들은 기존 계약서와 정보공개서의 표현이 충분히 명확한지, 실제 가맹계약 체결 과정에서 지급 구조에 관한 설명과 동의 절차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

 

​◆ 프랜차이즈 수익모델 재점검…업계 “브랜드별 차이 고려해야”

 

프랜차이즈 업계가 이번 소송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차액가맹금이 국내 가맹본부의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로 기능해 왔기 때문이다. 가맹본부는 원·부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공급망을 관리하고, 가맹점에 필수 품목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매입 가격과 공급 가격의 차이를 수익으로 확보할 수 있다.

 

반면 해외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가맹점 매출의 일정 비율을 본사에 지급하는 정률 로열티 방식이 널리 활용된다. 국내에서도 로열티를 받는 브랜드가 있지만, 필수 품목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이 본사 수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업 구조가 형성돼 왔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차액가맹금 수취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판단될 경우 과거 거래에 대한 반환 책임뿐 아니라 향후 수익 구조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환 규모가 커지면 본사의 현금 흐름과 수익성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관련 소송이 장기화할 경우 법률 대응 비용과 경영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

 

특히 여러 브랜드에서 유사한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 개별 사건의 결과를 넘어 업계 전반의 계약 관행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소송 청구액은 점주들이 법원에 요구한 금액으로, 최종적으로 인정되는 반환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실제 재무 부담은 각 사건의 판결 결과와 인정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피자헛 사례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인이 겹친 특수한 경우로, 다른 외식업체와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재판부가 이런 차이를 인정할지가 향후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품을 공급받으면서 가맹본부에 마진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며 “가맹점주들도 이러한 거래 구조를 알고 계약을 체결해 온 만큼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재판부가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해야 하는 동반자 관계”라며 “브랜드마다 계약 내용과 거래 구조가 다른 만큼 개별 사안에 대한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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