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성능 실험·광고 고지 의무 놓고 공방…규제 형평성 쟁점 부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내부 시스템에 있는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게임 실행 과정에서 성능을 제한한 사실을 광고에 알리지 않았다며, 약 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삼성 측과 상당한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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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삼성 측은 스마트폰의 발열을 관리하고 안정적인 게임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통상적인 기술이라는 입장이라는 점을 명백히 주장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순간적인 최대 성능과 장시간 게임을 실행할 때 유지되는 실제 성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양측의 주장 중 신빙성이 있는지에 대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동종업계 제조사에서도 유사한 최적화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규제의 형평성과 성능 저하를 판단한 실험 근거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스마트폰의 발열 관리 기술을 어디까지 성능 제한으로 볼 것인지, 소비자에게 어떤 정보를 광고로 알려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 다른 제조사의 성능 광고와 최적화 기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GOS는 스마트폰에서 게임을 실행할 때 반도체 칩(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작동 속도와 발열, 배터리 소모 등을 조절하는 소프트웨어다.
일부 고사양 게임에서는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AP의 최대 작동 속도인 '클럭'에 상한을 설정한다.
삼성 측은 이러한 기능이 단순히 성능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 안정적인 게임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냉각팬이 없는 스마트폰은 발열이 심해지면 오히려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어 사전에 자원을 조절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공정위는 갤럭시 S21·S22·탭 S8 등의 광고에서 높은 AP 성능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게임 실행 과정에서 최대 성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제품 구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 삼성 "클럭 낮췄더니 게임 더 잘 돌아가"…공정위 성능 저하 판단 정면 반박
삼성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게임 종류와 기기 상태에 따라 AP 작동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부적인 성능 조절 방식까지 제품 광고에 명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성능 저하를 입증한 실험 자료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삼성 측은 공정위가 자체적인 통제 실험 없이 일부 유튜버의 성능 비교 영상과 삼성전자가 제출한 내부 실험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다른 제조사의 최적화 방식에 대한 충분한 비교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삼성 측은 동일한 스마트폰 기기와 게임에서 GOS 적용 여부만 달리한 실험 결과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부 실험에서는 AP 클럭 상한을 설정했을 때 오히려 초당 화면 표시 횟수(FPS)가 높고 기기 온도는 낮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FPS는 1초 동안 화면에 표시되는 이미지 수로,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고 일정하게 유지될수록 게임 화면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삼성 측은 순간적인 AP 작동 속도보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FPS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가 실제 이용 경험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공정위의 실험 자료 해석 방식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삼성 측은 제출한 여러 실험 가운데 불리한 결과가 나온 일부 자료가 주로 활용됐으며, 게임을 시작할 때 나타나는 로딩 구간까지 분석에 포함돼 실제 플레이 성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클럭 제한이 게임 성능을 개선하는지, 반대로 소비자가 기대한 성능을 떨어뜨리는지는 게임 종류와 실행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물론 삼성 측 실험 결과만으로 모든 상황에서 GOS가 성능을 높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논란은 2022년 갤럭시 S22 출시 당시 GOS가 일부 게임의 성능을 제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후 소비자 신고와 집단소송으로 이어졌으며, 삼성 측 자료에 따르면 관련 소송 8건은 올해 9월까지 모두 종결됐다.
그러나 민사소송의 종결 여부와 표시광고법 위반 판단은 별개다.
공정위는 실제 게임 성능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광고 표현이 소비자에게 어떤 인식을 줬는지도 판단 대상으로 삼고 있다.
향후 쟁점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성능을 광고할 때 발열 관리와 최적화에 따른 작동 조건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야 하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삼성 측은 다른 제조사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광고 규제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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