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혐오 콘텐츠 노출도 심각…추천 구조 투명성·이용자 선택권 확대 필요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온라인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의 정보 소비를 넘어 여론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심 있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편리함 이면에는 비슷한 정보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특히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거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콘텐츠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주요 플랫폼의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이 콘텐츠 소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용자의 검색·시청 이력에 따라 다음에 접하는 정보가 달라지는 만큼 알고리즘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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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 이미지. [사진=챗GPT]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숏폼 콘텐츠 이용률은 58.6%로 나타났다. 숏폼 이용자들이 시청 이유로 꼽은 항목 가운데 '추천 알고리즘 때문'이라는 응답은 47.0%에 달했다.
추천 알고리즘이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용자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가 반드시 정확하거나 유익한 정보는 아니라는 점이다.
자극적인 제목과 극단적인 주장,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은 높은 조회수와 댓글을 유도할 수 있다. 플랫폼이 시청 시간과 이용자 반응을 주요 추천 기준으로 활용할 경우 이러한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5 한국'에서는 국내 응답자의 59%가 유튜브를 온라인 허위정보 확산과 관련해 가장 위협적인 채널로 지목했다. 틱톡은 27%, 인스타그램과 텔레그램은 각각 21%였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의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31%로 조사 대상 48개국 가운데 37위에 머물렀다. 반면 자신이 이용하는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39%로 8%p 높았다.
이용자가 전체 뉴스에 대해서는 불신하면서도 자신이 선택한 정보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신
뢰를 부여하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특정 주장에 동의하는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기존 생각이 강화되는 '확증편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알고리즘을 통한 정보 소비의 부작용은 청소년 문제와도 연결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올해 7월 청소년 1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혐오·차별·역사왜곡 콘텐츠를 접한 경로로 유튜브를 꼽은 비율은 53.1%였다. 인스타그램은 51.6%, 틱톡은 33.6%로 뒤를 이었다.
청소년의 53.5%는 외모와 성적, 가정환경, 지역 등을 조롱하는 콘텐츠를 접했다고 답했다.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죽음과 비극을 조롱하는 콘텐츠에 노출됐다는 응답도 51.2%였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혐오 표현이 청소년의 일상적인 정보 소비 환경에 상당 부분 침투해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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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의 올바른 활용 이미지. [사진=챗GPT] |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이용자 선택권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 등에 추천 시스템의 주요 기준을 공개하고, 이용자 정보 분석에 기반하지 않은 추천 방식도 선택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개인 맞춤형 추천 외에 시간순 게시물이나 직접 구독한 채널 중심의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혐오·허위정보에 대해서는 신고와 삭제를 넘어 추천 시스템이 확산에 미친 영향을 점검하는 체계도 요구된다.
서명준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언론중재위원회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혐오표현의 확산이 플랫폼의 수익구조와 결합하는 문제와 과도한 규제로 정당한 발언권이 위축되는 문제를 함께 지적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 알고리즘의 설계 단계부터 이용자 권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정당한 비판과 의견 표현까지 제한하지 않도록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권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플랫폼의 경쟁력이 이용자의 관심을 오래 붙잡는 데 있다면, 그 관심이 어떤 정보로 연결되는지도 기업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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