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내년 성장률 전망 상향 예고…물가·수도권 집값 상승 부담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하면서 두 차례 연속 인상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반도체 수출과 투자 호조로 경제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지속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과 기존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고려해 추가 인상 시점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이 높아지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까지 확대되고 있어 긴축 기조가 쉽게 끝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꺾이지 않고 주택시장 불안이 이어진다면 오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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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 성장률 전망 상향 예고…물가는 목표치 웃돌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동결 결정에는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금통위는 수출과 투자 중심의 높은 성장세와 3% 안팎의 물가 상승률, 금융안정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동사태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위험 요인과 앞선 두 차례 인상의 파급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경제가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과 투자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득 여건 개선으로 소비 회복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치인 각각 3.3%, 2.9%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 전망이 높아지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는 경기 여건도 뒷받침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가 역시 긴축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 근원물가 상승률은 2.8%로 모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았다.
이에 한국은행은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고 수요 측 압력도 커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치인 각각 2.7%, 2.5%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인 2.3%, 2.5%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내수 회복 속도, 임금 상승세 등이 향후 물가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혔다.
◇ 가계대출 감소에도 수도권 집값 상승 부담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대출과 수도권 주택시장 움직임이 엇갈렸다. 한국은행은 가계대출이 기타대출 순상환의 영향으로 감소 전환했지만 주택 관련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의 오름세가 다시 확대됐다는 점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전체 가계대출이 줄더라도 주택 관련 대출과 집값 상승이 지속되면 금융불균형 위험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환수급 개선으로 상당폭 하락했지만, 국고채금리는 중동사태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가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둔화 우려로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 추가 인상 시기·속도 주목…11월 금통위 분수령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한국은행이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명확하게 남겨뒀다는 점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상 여부 자체보다 언제, 얼마나 빠르게 추가 인상에 나설지가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거나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불안이 확대된다면 추가 인상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중동사태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경우 한국은행은 인상 시점을 신중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1월 26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물가와 성장 전망이 동시에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긴축 강도를 다시 높일지, 기존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정책 효과를 더 지켜볼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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