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2분기 실적, ‘해외’가 갈랐다…삼양식품·농심·오리온 '맑음'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8 11:03:47
삼양식품 해외매출 첫 6000억원 돌파
농심도 해외사업 앞세워 영업익 47.6% 증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해외사업 성과와 원가 부담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내수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확대와 해외법인 성장,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렸지만, 국내 사업 비중이 높거나 원재료·에너지·환율 등 비용 상승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된 기업들은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해외사업 성과와 원가 부담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사진=연합뉴스]

 

◇ 농심, 해외사업이 국내 부진 상쇄…영업익 47.6% 증가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9561억원, 영업이익 5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47.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547억원으로 50.1% 늘었다.

 

상반기 실적도 견조했다. 상반기 매출은 1조89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267억원으로 31.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153억원으로 30.2% 증가했다.

 

농심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사업의 성장이다. 상반기 해외법인 매출은 6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했다. 국내 생산법인의 수출 실적까지 포함할 경우 해외사업 매출 비중은 40.2%까지 높아졌다.

 

국내법인 매출은 1조2487억원으로 오히려 0.5% 감소했다. 국내 소비시장 성장세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해외사업이 국내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셈이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외부 고객 매출 기준 미국 매출은 10.6%, 중국은 21.9%, 일본은 14.2%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유통채널 확대와 신라면 브랜드 라인업 강화가 효과를 냈고, 중국에서는 오프라인 신규 유통채널 확대가 매출 증가를 뒷받침했다. 일본에서는 신라면 툼바와 신라면 김치볶음면 등 신제품 판매가 확대됐다.

 

유럽 시장에서는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유럽 매출은 지난해 92억원에서 올해 803억원으로 771.9% 증가했다. 영국을 중심으로 서유럽 판매망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유럽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해외사업 확대는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농심의 상반기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28.2%에서 올해 30.4%로 2.2%포인트 상승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5.5%에서 6.7%로 1.2%포인트 개선됐다.

 

◇ 삼양식품, 해외매출 ‘분기 첫 6000억원’…불닭이 글로벌 성장 견인

 

삼양식품은 해외사업 중심의 성장 전략이 실적에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기업으로 꼽힌다.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은 77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62억원으로 46.7% 늘었다.

 

무엇보다 해외 매출이 6458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 처음으로 6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역별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미주 매출은 2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미국 내 메인스트림과 에스닉 채널에서 유통망을 확대했으며 멕시코 등 중미 지역에서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중국 매출은 1810억원으로 44% 늘었다. 기존 유통망뿐 아니라 간식 채널 등으로 판매 접점을 확대하면서 성장폭을 키웠다.

 

유럽은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판매가 확대되고 진출 국가도 늘어나면서 매출이 8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삼양식품의 성장 배경에는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현지 유통망 확대가 실제 매출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수익성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삼양식품은 2분기 영업이익률 23%를 기록하며 6분기 연속 2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해외 영업망을 고도화하고 유통채널 구성을 개선한 데다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것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해외사업 확대가 외형뿐 아니라 이익 증가로 연결됐다.

 

◇ 빙그레, 영업익 160% 가까이 급증…‘여름 특수+비용 효율화’

 

빙그레도 올해 2분기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을 기록했다.

 

빙그레의 2분기 매출은 4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97억원으로 무려 159.9%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64억원으로 132.5% 늘었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7544억원으로 5.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35억원으로 107.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674억원으로 88.1% 늘었다.

 

여름철 성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냉동제품 판매가 증가했고 미국·중국·호주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수출도 확대됐다.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까지 높아졌다.

 

해태아이스크림 합병 이후 추진한 운영 효율화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저수익 제품을 정리하고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등 전사적인 손익 개선 작업을 진행하면서 매출 증가율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다.

 

실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5%에서 올해 15.8%로 9.3%포인트 상승했다.

 

빙그레 사례는 해외사업뿐 아니라 사업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가 기업 실적을 개선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오리온, 해외법인 성장…중국·베트남·러시아 고른 성장

 

오리온도 해외법인의 선전에 웃었다.

 

오리온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9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26억원으로 9.2% 늘었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주요 해외법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2분기 식품업계 실적은 단순히 매출을 얼마나 늘렸느냐보다 해외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는지가 수익성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내수시장은 인구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는 반면 해외에서는 K푸드에 대한 관심 확대와 현지 유통망 확장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시장은 인구 감소와 소비 침체 등으로 구조적인 성장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해외에서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재료와 물류비 등 비용 구조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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