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감도 바이오센서 활용 소변 분석…비침습 진단·치료 모니터링 가능성 제시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려운 간질성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을 소량의 소변으로 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감도 바이오센서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분석에서 최대 92%의 분류 정확도를 기록하면서 비침습적 방광질환 진단기술 개발 가능성이 제시됐다.
기존에는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단해 왔지만, 이번 연구는 소변에 포함된 분자신호를 분석해 질환을 구분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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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기 서울아산병원 교수와 신정현 이대 목동병원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
4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와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신정현 교수 공동연구팀은 소변 속 분자신호를 활용해 간질성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을 분류하는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두 질환은 모두 소변을 자주 보거나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발병 원인과 치료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다.
과민성 방광은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는 절박뇨와 빈뇨가 대표적이다. 반면 간질성 방광염은 방광 통증이나 압박감을 동반하는 만성질환으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배뇨 횟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증상이 일부 겹치기 때문에 실제 진료에서는 환자의 병력과 증상, 다른 질환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진단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소변 속 미세한 분자신호에 주목했다. 핵심 기술은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SERS)'이다. 특정 물질에 빛을 조사했을 때 나타나는 분자 고유의 신호를 증폭해 극소량의 성분까지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산화아연 나노구조에 금을 결합한 고감도 SERS 칩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소변에 포함된 다양한 분자의 신호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분석에는 정상 대조군 117명과 간질성 방광염 환자 19명, 과민성 방광 환자 45명 등 총 181명이 참여했으며, 연구팀은 대상자별 소변 약 5마이크로리터(µL)를 SERS 칩에 적용해 분자신호를 수집했다.
그 결과, 정상군과 간질성 방광염군, 과민성 방광군의 라만 스펙트럼에서 서로 다른 패턴이 확인됐다. 질환 유형에 따라 신호 강도가 높게 나타나는 영역도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질환 분류 성능을 평가했다. 분석에는 PCA-PLS-DA, PCA-LDA, XGBoost, LightGBM 등 네 가지 머신러닝 기법이 활용한 결과 정상군과 두 방광질환을 구분하는 정확도가 최대 92%에 달했다.
임상 증상이 유사한 질환이라도 소변에 포함된 분자적 특성에는 차이가 있으며, 이를 AI 분석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소량의 소변만으로 분석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향후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는 진단 보조 기술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결과를 실제 진료 현장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전체 연구 대상은 181명이며, 이 가운데 간질성 방광염 환자는 19명이다. 다양한 연령과 질환 특성을 가진 환자에게서 동일한 진단 성능이 유지되는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최대 92%라는 수치는 연구에서 사용한 분석 기법의 분류 정확도로, 모든 환자에게서 해당 정확도가 보장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임상 환자군을 확대해 진단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질환의 중증도와 세부 유형, 치료 전후에 따른 소변 분자신호 변화를 분석해 진단뿐 아니라 치료 반응과 질환 상태를 관찰하는 기술로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센서 및 바이오분석 분야 국제학술지 'ACS 센서스(ACS Sensors)'에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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